4000억대 美맨해튼 빌딩 100억대 '뚝'…위기 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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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한때 4000억원대를 호가했던 한 사무용 빌딩이 100억원대에 헐값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치솟은 공실률과 금리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여파다.
이러한 침체 속에 지난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000만달러(약 28조4000억원)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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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한때 4000억원대를 호가했던 한 사무용 빌딩이 100억원대에 헐값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치솟은 공실률과 금리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여파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50번가 웨스트 135번지에 위치한 23층짜리 사무용 빌딩이 지난달 31일 경매에서 850만달러(116억원)에 낙찰됐다. 부동산 투자회사 UBS리얼티인베스터스가 오랜 기간 소유했던 해당 건물은 2006년만 해도 매매 가격이 3억3200만달러(약 4500억원)에 달했다.
해당 건물을 2006년 고점에 매도했던 이전 소유주의 가족은 "확실히 우리가 소유했던 가장 큰 자산은 아니었지만 견고한 부동산임은 분명했다"며 "이토록 평가 가치가 바닥을 칠 줄은 몰랐다"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NYT는 "최근 몇 년 동안 맨해튼의 대형 사무실 빌딩 몇몇이 엄청난 할인율로 매각됐는데 일부는 이전 소유자가 지불했던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팬데믹이 뉴욕의 상업용 빌딩 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인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 BK부동산어드바이저의 밥 크나칼 설립자도 "이러한 일이 오피스 시장에서 발생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해당 건물을 97%가량 할인된 가격에 구입한 행운의 건물주도 재정적 위험에 직면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해당 건물은 건물주와 토지소유주가 분리돼 있는데 현재 사무 공간의 35%만 입주가 이뤄져 있어 매달 지급해야 할 토지사용료를 임대 수입만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된 데다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이자 부담이 가중된 여파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침체 신호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유서 깊은 브로드웨이 1740번지 빌딩이 매입가보다 70% 할인된 1억8500만달러(약 2500억원)에 매각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최근엔 한국의 한 자산운용사가 타임스스퀘어 인근 1551 브로드웨이 오피스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30%도 못 건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침체 속에 지난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000만달러(약 28조4000억원)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이 바닥에 접근했다는 해석과 함께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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