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호남'에 달렸다…'1위 정봉주→?' 최고위원 순위 요동치나

김은지 2024. 8. 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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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정봉주 각축, 순위 역전 최대 관심사
'호남 아들' 자임 한준호 당선권 진입도 관건
'꼴찌' 민형배도 홈그라운드서 반전 노리고
당대표 경선은 이미 '확대명' 기정사실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달 27일 부산 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오는 3~4일 이틀간 열리는 '호남 대전'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 호남지역 권리당원은 전국 권리당원 중 33%에 달해 호남에서 각종 '역전' 기록들이 써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의 중심부인 호남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권리당원의 표가 있는 곳으로, 최고위원 후보들의 순위가 호남 경선에서 어떻게 변동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1일 민주당에 따르면 오는 3일 전북, 4일 광주·전남에서의 순회경선이 예정된 가운데 이날까지 최고위원 선출 순회경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 득표율은 정봉주(19.03%)·김민석(17.16%)·김병주(14.31%)·전현희(13.20%)·이언주(12.15%)·한준호(12.06%)·강선우(6.10%)·민형배(5.99%) 후보 순이다.

이재명 후보가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당대표 선거와는 다르게, '이재명 2기' 지도부에 합류할 최종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는 계속해 혼전 양상이다. 특히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경선 일정이 거듭될 수록 이 후보의 의중을 받는 후보들이 빠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최고위원 경쟁에선 초반 '원외 돌풍'을 일으킨 정봉주 후보와 이른바 '명픽(이재명 후보의 선택)' 김민석 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1~4차 순회 경선 지역인 제주, 인천, 강원, 대구·경북에서 김민석 후보는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후보의 공개 지지 행보가 이어지면서 이후 부산, 울산, 경남, 충남, 충북 순회경선에서는 모두 1위를 차지, 누적 득표 순위가 2위까지 올랐다. 두 후보 간 표차는 1.87%p까지로 좁혀졌다.

선출 최고위원으로서 지도부 탑승할 수 있는 마지막 순위인 '5위'를 둘러싼 다툼 역시 치열하다. 당선권인 5위 이언주 후보와 당선권 밖 한준호 후보의 표차는 단 0.09%p로, 한 최고위원 후보도 '명픽' 후보로 꼽히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후보가 이번에 '호남의 아들'을 자임하며 지도부 입성의 발판을 마련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8위에서 고전 중인 민형배 후보는 '홈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승부인 만큼, 꼴지를 벗어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민 후보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오는 주말 경선에서 반전을 기대하는 중이다.

다만 호남 지역이 당의 '심장'이라 지칭됨에도 그동안 선출직 최고위원과는 유독 인연이 멀었던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호남 지역 순회 경선 이후에는 호남 지역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이 있는 수도권 경선 일정까지 남아있다 . 이렇다보니 최고위원 경선 결과를 끝까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최근 호남 출신 의원들이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사례도 손에 꼽힌다. 이번 전당대회 예비경선에도 전북 고창 출신 이성윤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가 원내 의원 중 유일하게 탈락을 하기도 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한병도 의원, 서삼석 의원, 송갑석 전 의원이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졌지만 모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송갑석 전 의원은 이후 호남을 배려하는 차원의 '지명직'으로 지도부에 입성, 호남 출신 인사가 자력으로 최고위원이 되긴 어렵다는 기류를 증명하는 사례가 됐다.

호남 출신 선출직 최고위원으로는 2020년 8·29 전당대회에서 5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양향자 전 의원의 사례가 있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주승용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두 사람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호남 출신 선출직 최고위원은 기근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민석 "김대중 대통령 덕에 정치 입문"
한준호 "전주의 아들이자 전주의 희망"
민형배 "성적 안좋아 송구…끝까지 최선"

또한 이번 주말 열리는 호남 경선이 주요 승부처가 될 전망인 만큼, 후보들은 벌써부터 지역을 방문해 정책공약을 내놓는 등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특히 호남과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수석최고위원을 노리는 김민석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와 오늘 전라남도를 누비며 당원간담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 덕에 정치에 입문했다. 20년의 야인생활 후 다시 정치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 호남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호남 정신을 계승하는 제4기 민주정부, 이재명 정부를 만들겠다. 김대중과 이재명을 잇는 다리가 되겠다"고 호소했다.

아직 당선권 밖인 한준호 후보는 전날 "용산에서 기차를 타고 전주로 향하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전주,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자, 이름만 들어도 가슴 한편이 아득해지는 동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 후보는 "전주의 아들이자 전주의 희망임을 가슴깊이 새기며 최고위원 후보 한준호, 절대 지지 않겠다. 보내주신 모든 지지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후보도 전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지역 당원의 지지에 힘입어 대역전극을 달성하겠다고 호소했다. 민 후보는 "현재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아 광주 국회의원으로서 송구하다"며 "이제까지 권리당원 투표인단의 23%만 투표했고 호남 권리당원은 전체의 30%가 넘는다. 호남에서 10∼20% 이상 지지를 받으면 충분히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만큼 중도 포기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대표 경선과 관련해 김두관 후보의 지지율은 8.36%로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김 후보의 당대표 선출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15회의 지역 경선 중 9곳에서 90.41%대의 누적 득표율로 반환점을 통과했다. 전당대회가 이미 후반부를 향해가고 있고, 이 후보에게 쏠린 표심을 뒤집기는 힘든 만큼 민주당 전당대회는 확대명(확실한 당대표는 이재명)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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