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 경기 침체 공포에 급락…나스닥 2.3% ↓
美 국채 10년물 금리, 반년 만에 3%대로
7월 금리 인하 실기 지적도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제조업·고용 지표 둔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투심이 악화됐다. 전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능성을 시사한 9월 금리 인하가 침체를 막기엔 늦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4.82포인트(1.21%) 내린 4만347.9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5.62포인트(1.37%) 밀린 5446.6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5.26포인트(2.3%) 떨어진 1만7194.15에 거래를 마쳤다.
미 경기 둔화 지표가 잇달아 공개되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우선 제조업 경기 침체 신호가 연이어 나왔다. 이날 S&P글로벌이 발표한 7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으로 집계됐다. PMI가 50보다 낮으면 경기 위축,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데, 전월(51.6) 수준을 밑돌며 한 달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공개한 7월 미 제조업 PMI 역시 46.8로, 전월(48.5)보다 위축세가 더욱 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냉각 신호 또한 확인됐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월14~20일 주간 187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둘 다 시장 전망과 직전 주 수정치를 모두 웃돌았다.
다음 날 미 노동부가 내놓을 7월 고용보고서로 노동시장 냉각 및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고용이 17만7000건 늘어나 전월(20만6000건) 대비 크게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률은 4.1%로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시장에서는 Fed가 7월 금리 인하 기회를 놓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Fed는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5.25~5.5%로 8연속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고용 위험'을 언급하며 9월 금리 인하 시그널을 보냈다.
국채 금리도 급락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12bp(1bp=0.01%포인트) 밀린 3.97%,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7bp 떨어진 4.16%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FWD 본즈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오전 발표된 경제 지표는 경기가 침체했거나 또는 침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침체의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R.J. 오브라이언 앤 어소시에이츠의 톰 피츠패트릭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 매니징 디렉터는 "Fed 회의 후 나온 데이터는 연착륙이 아니라 Fed가 너무 오래 (금리 인하를 기다리며) 흔들렸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JP모건 체이스가 2.24%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2.01% 하락했다. 경기 침체로 은행주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6.67% 급락했다. 전날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메타는 4.82% 상승했다. 셰이크셱 역시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발표 후 16.89%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투자자들이 중동 불안 우려보다 수요 감소 전망에 주목하며 약세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6달러(2.1%) 내린 배럴당 76.31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32달러(1.6%) 밀린 79.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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