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도 충전 시장은 ‘활활’… 대기업들 주도권 경쟁

나경연 2024. 8. 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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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50만대를 돌파하면서 전기 충전기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보급 대수는 완속 27만923기, 급속 3만386기 등 총 30만5309대로 2017년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국내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1.9대다.

전기 충전기 시장을 곧 다가올 전기차 시대의 신 먹거리 사업으로 보고 과감히 투자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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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필두로 GS·LG 뛰어들어
충전소 위치 기반 플랫폼 활용도
전기 충전기시장 매년 24.7% ↑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50만대를 돌파하면서 전기 충전기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중소기업 영역에 머물렀던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으면서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주도권 전쟁에 나섰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전기차 판매는 주춤한 상태지만, 충전기 산업 성장성은 높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전국에 설치된 충전소 인프라를 선점해 이를 위치 기반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1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등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54만3900대다. 전기차 충전기 보급 대수는 완속 27만923기, 급속 3만386기 등 총 30만5309대로 2017년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국내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1.9대다. 세계 평균 10대, 유럽 13대, 중국 8대인 것을 고려하면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셈이다.

이처럼 충전 인프라가 짧은 기간 내 빠르게 구축된 것은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전기 충전기 시장을 곧 다가올 전기차 시대의 신 먹거리 사업으로 보고 과감히 투자한 결과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텐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고 손을 놓고 있으면 기술적으로 뒤처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배경에는 충전소 인프라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2021년 전기 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EV를 인수하며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충전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GS에너지는 2022년 국내 충전기 최다 보유 업체인 차지비를 인수해 GS차지비를 출범했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도 같은 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 이브이시스를 인수하며 충전기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전기 충전기 시장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LG그룹이다. LG전자는 2022년 6월 전기차 충전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이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지정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서울 시내 공원, 주차장 등에 급속 충전기 50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합작법인 LG유플러스볼트업을 출범했다.

업계에서는 전기 충전기 시장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관련 시장 규모가 매년 24.7%씩 성장해 2022년 263억 달러(약 35조9179억원)에서 2032년에는 2800억 달러(약 385조28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의 주요 소비층이 얼리어답터에서 대중으로 넘어가면서 급속 충전기 수요가 증가하고 충전기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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