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2027년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김유나 2024. 8. 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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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에 몇 해 전 이맘때가 떠올랐다.

이 백신을 실제로 일본 정부가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백신 개발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9300억원 수준이다.

2027년 국산 백신 개발은 다소 도전적인 목표지만 그것을 해낸다면 한국의 감염병 대응 역사를 새로 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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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나 사회부 차장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에 몇 해 전 이맘때가 떠올랐다. 그 여름도 무척 더웠는데, 더 얇은 마스크, 숨쉬기 편한 마스크를 찾아 이곳저곳 헤매고 다니며 구매하곤 했다. 마침내 마스크가 필요없는 일상이 찾아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억은 오래된 추억처럼 잊혀갔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마스크 없는 일상의 소중함도 자연스레 당연한 것이 됐다. 함께 잊힌 건, 감염병의 위험성이다. 동시에 ‘백신 주권’을 강조하던 목소리도 사그라들었다. 그 중요성이 새삼 떠오른 까닭은 코로나 재유행 소식 때문이었다. 2024 파리올림픽 뉴스에 코로나가 다시 등장했다. 일부 선수들이 코로나에 감염돼 경기를 기권하거나 격리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엔데믹 이후 마스크 없이 열리는 첫 올림픽에서 또 이렇게 코로나를 마주하게 되리라고 생각한 선수나 관중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코로나 입원 환자는 지난 6월 넷째 주만 해도 63명 수준이었지만 7월 셋째 주에는 225명이 됐다.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KP.3 변이가 유행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늘 우리 주변에 있고, 언제든 다시 유행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때 한국인이 접종한 백신은 해외에서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었다. 세계적인 유행 속에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고, ‘백신 주권’이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한국은 코로나 발병 초기 30일 안에 대응에 나섰고, 접종이 시작된 뒤로는 다행히 백신 수급에 큰 문제를 겪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감염병 국면에서도 백신 외교나 수급 상황의 ‘운’에 기댈 순 없는 일이다. 국산 백신 개발이 절실하다.

일본은 후생성과 문부성, 경제산업성이 힘을 합쳐 2022년 코로나 백신 자체 개발을 위한 조직을 만들었고, 지난해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백신을 실제로 일본 정부가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백신 개발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9300억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질병관리청이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지난 2월 이후 계속된 의사 집단행동 사태로 보건 이슈 대부분이 의료 개혁에 집중되면서 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백신을 완성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크게 다섯 가지라고 한다. 우리도 상당수를 확보했는데, 여러 기업에 흩어져 있다.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들을 한데 모으고, 부족한 기술은 해외 라이선스를 통해 확보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질병청은 전폭적 지원이 이뤄지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3~4년)를 좁혀 2027년엔 백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데믹 국면에서 국내 백신 개발에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팬데믹을 벗어난 이후에도 고위험군 예방접종은 계속 이뤄지고 있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매년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외국 기업에 수천억원을 지불해가며 구매하고 있다. mRNA 방식은 일종의 플랫폼이어서 예방과 치료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당장은 코로나19가 큰 시장이지만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만 하면 다른 백신으로도 얼마든지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팬데믹 발생 주기가 짧아진 탓에 다음 감염병이 언제 닥쳐올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7년 국산 백신 개발은 다소 도전적인 목표지만 그것을 해낸다면 한국의 감염병 대응 역사를 새로 쓸 수 있게 된다. 눈앞의 감염병에 맞서 싸우는 일 못지않게 감염병 발생 전에 철저히 대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감염병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김유나 사회부 차장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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