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잡는 그 느낌 아니까...유승민 회장 "천멍과 해볼 만" [2024 파리]

차승윤 2024. 8. 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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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준결승을 관람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3-0까지 리드하다 쫓기면 더 힘들어지는 법이다. 그 상황을 이겨냈다는 것만으로도 신유빈(20·대한항공·여자 단식 세계 8위)은 한 단계 더 올라선 것 같다."

신유빈이 한국 탁구의 메달 가뭄을 끝내기 위해 진격한다. 한국 탁구를 마지막으로 정상에 세웠던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그 모습을 누구보다 가슴 떨리게, 또 설레이며 바라보는 중이다.

신유빈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세계 13위)를 풀게임 접전 끝에 4-3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yonhap photo-8244=""> 4강 진출한 신유빈 (파리=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 신유빈이 일본 히라노 미우를 상대로 접전 끝에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4.8.1 hama@yna.co.kr (계속)/2024-08-01 20:33:37/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yonhap>

만만치 않은 승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 경기 내용도 전적만큼 팽팽했다. 신유빈은 히라노가 흔들리던 경기 초반 빠르게 3게임을 쓸어갔다. 1게임만 더 챙기면 됐는데, 히라노가 반격했다. 환복을 이유로 타임 아웃을 요청한 그는 돌아온 후 신유빈의 흐름을 끊었고, 내리 3게임을 가져갔다.

7게임마저 팽팽했다. 신유빈이 석 점을 앞서 갔으나 곧 동점이 됐고, 듀스까지 이어졌다. 그래도 흐름은 히라노가 가져갔지만, 신유빈이 막판 힘을 내며 연속 3득점으로 13-11, 7게임에 승리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

한국 탁구가 여자 단식 4강에 오른 건 2004년 아테네 대회 김경아(대한항공 코치) 이후 처음으로 무려 20년 만이다.

그리고 그 아테네 대회 때 정상에 섰던 이가 유승민 회장이다. 당시 유승민 회장은 세계 정상에 올랐다. 중국 탁구의 간판 스타 왕하오를 제압했다. 2000년대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한 건 유 회장이 유일하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에 응한 신유빈.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유 회장은 이번 대회에도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중이다. 이날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유빈의 승리 후 경기장에서 취재진과 마주친 유 회장은 "이런 일들이 모두 새롭게 느껴진다. 너무 오랜만에 이런 좋은 결과들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며 "너무 기쁘고, 무엇보다도 유빈이가 마지막에 얼마나 긴장했을지 생각이 든다. 축하해주고 싶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유가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였던 유 회장이었기에 신유빈이 추격을 떨쳐내야 했던 압박감과 긴장감을 알았기 때문이다. 유승민 회장은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3-0으로 이기다가 3-3으로 쫓기게 되면 더 힘들어지는 법"이라며  "그 상황을 이겨냈다는 것만으로도 유빈이가 한 단계 더 올라선 것 같다"고 기뻐했다.

경기 내용 자체도 호평했다. 유승민 회장은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오늘 경기 내용에서 나무랄 데가 없었다. 만약 3-4로 졌다해도 마찬가지다. 경기 내용이 너무 완벽했다. 상대도 호락호락하지 않지 않았나"라고 전했다.

2004년 8월 23일 오후(현지시간) 아테네 갈라치 스타디움에서 남자 탁구 개인전 결승 한국-중국의 경기. 한국 유승민 금메달 결정되는 순간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yonhap photo-8265=""> 신유빈, 4강 진출 기쁨의 눈물 (파리=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신유빈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 일본 히라노 미우와의 대결에서 접전 끝에 승리한 뒤 오광헌 감독 앞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8.1 hama@yna.co.kr/2024-08-01 20:34:49/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yonhap>

중국 선수를 잡아본 유승민 회장이다. 그는 신유빈이 상대할 천멍에 대해서도 "이 정도 기세, 이 정도 컨디션이라면 천멍과도 해볼만하다고 본다. 유빈이도 앞으로 (일정을) 플러스 알파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입장에서 해야 할 거다. 그러면 천멍도 충분히 흔들 수 있다"며 "천멍은 중국 탁구 선수 중 가장 기복이 큰 선수다. 충분히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주려고 한다. 기대가 크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은 후 더반세계선수권,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에서 계속 좋은 성과가 나오는 걸 보며 굉장히 행복하고 선수단에게 고맙다"고 했다.

고마움의 보답은 다른 귀한 선물이 아닌 '고기'다. 유 회장은 "유빈이가 고기를 먹고 싶다 그랬다. 빨리 사줘야 한다"며 "선수 스케줄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 빨리 사줘서 선수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격려했다.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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