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결국 정책위의장 사의…후임에 김상훈 유력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사의를 표명했다. ‘한동훈호(號)’ 출범 열흘 만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5시쯤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시간부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며 “당 분열을 막기 위해 제가 사퇴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당초 정 의원은 사퇴할 뜻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날 오후 2시쯤 한 대표가 직접 정 의장에게 “당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싶다. 그렇다면 새로운 인물과 함께 시작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됐다고 한다. 같은 날 서범수 사무총장도 공개적으로 당직자 일괄사퇴를 요구했다. 정 의장은 “결국 당원과 의원들께서 원하시는 건 당의 화합과 2년 뒤 지방선거와 3년 뒤 대선 승리가 아니겠느냐”며 “그런 측면을 고려해 추경호 원내대표와 많은 의견 교환을 거친 뒤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책위의장으로는 김상훈(대구 서구 4선)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자리에 친한계가 추가되면 최고위원회(9명) 구성에서 친한계는 한 대표와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을 포함해 과반(5명)이 된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표가 변화의 명분 등을 앞세워 일방적 교체가 아닌 자진 사퇴를 유도해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의장은 사퇴 회견에서 “당 대표가 정책위의장 면직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 임기 1년 조항을 짚었다. 그러면서 “의원들도 당헌과 배치되기 때문에 물러나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는 언급도 했다. 향후 친한-친윤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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