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맥주는 VIP만... 일반 관중 차별하는 파리올림픽

(매경DB)

3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파리올림픽에서 미국 관중들이 알코올음료 반입과 음주가 불가능한 것에 대해 황당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포츠를 관람하며 술을 곁들이는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이 음주 금지에 당혹감을 나타낸 것이다.

경기장에서 술이 금지된 건 프랑스의 에빈 법 때문이다. 에빈 법은 1991년 대규모 행사에서 약물(알코올)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각 스포츠 단체는 이 법에 따라 1년에 최대 10차례 대회에서만 알코올음료를 팔 수 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개회식을 빼더라도 16일간 700경기 이상 열린다.

다만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럭비월드컵에서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 음주가 허용됐다. 하지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에빈 법 한시적 제외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온 57세 남성 로더는 “파리에 왔는데 와인이 하나도 없다”며 “우리는 ‘(경기장) 저 위에 술을 파는 곳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위아래를 걸어 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온 티파니 톰슨(34)은 “우리가 갔던 모든 다른 스포츠 경기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었다”며 “물론 경기를 보면서 술을 안 마실 수 있지만, 오늘처럼 더운 날에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관람하면 더 재밌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경기장 내 모든 구역에서 술을 마실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의 VIP에게는 경기장 라운지에서 맥주·와인 등 알코올음료를 제공한다. 케이터링 법률에 따라 VIP 라운지와 같은 접대 구역에서는 알코올음료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VIP는 경기를 보며 술을 마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