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은 안 하고 왜… 20대 남녀가 무인 세탁방서 ‘황당한 짓’

무인 세탁방서 빨래 대신 밥상 차려

충북 청주의 한 무인 코인세탁방에 젊은 남녀 3명이 들어와 테이블에서 포장해 온 음식을 먹고 있다. 이들은 세탁방 손님도 아니었다(자료=코인세탁방 CCTV 화면, 한국일보)

밤늦은 시간 무인 빨래방에 음식물을 사와 식사를 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31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서 24시간 빨래방을 운영하는 A씨(32)는 “최근 가게에서 진상 손님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새벽에 빨래방 중앙 테이블에 앉아 음식물을 먹고 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라며 “다른 손님이 이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가게 CCTV 영상을 확인한 A씨는 “2~30대로 보이는 남녀 3명이 자정쯤 음식을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세탁방에 와서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음식을 세팅해 식사를 시작했다”며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무인 세탁실에 찾아간 3명은 음식물 외 아무런 짐도 빨랫감도 없었다.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해 방문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식사하는 동안 빨래방을 이용하는 다른 고객은 기다릴 공간이 없어 밖으로 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몇 분 뒤, 경찰차가 세탁방 앞에 도착하자 일행인 여성은 갑자기 가게 한 쪽 안마의자 요금을 결제한 뒤 고객인 척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이 이들에게 경고와 함께 퇴실을 요청하고 나서야 세 남녀는 빨래방을 나갔다. A씨는 “문신이 있는 이들의 위협적인 분위기와 행동에 다른 손님이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연락을 받고 가게로 뛰어가고 싶었지만, 불미스러운 갈등을 우려해 참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 가게에 갔더니 이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자리에 있었다”며 분노했다.

A씨 가게에서 식사한 일행은 다른 손님에게 거부감을 줬다는 점에서 업무방해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A씨는 고소를 포기했다. 그는 “기계를 발로 차는 손님들 때문에 세탁기와 건조기 한 대씩 고장 나서 이미 매출에 큰 타격이 있다”며 “갈등이 커지면 더 큰 피해를 볼까 걱정돼 고소를 못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진상 고객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최근 무인 사진관 결제 단말기에 아이스크림을 꽂아놓고 간 사례 등 다양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