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3연패 이끈 '폭풍 5득점'…도경동, 셀프 '조기 전역' 이뤘다

현예슬 2024. 8. 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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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교체 투입된 도경동이 연속 득점을 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3연패 여정에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신스틸러' 역할을 제대로 하며 제 손으로 '조기 전역'을 만들어 냈다.

도경동은 1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헝가리와의 결승전 7라운드에서 크리스티안 러브를 상대로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연속으로 5점을 낸 뒤 피스트를 내려왔다.

그는 한국이 30-29로 쫓긴 상황에서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교체해 처음으로 피스트를 밟았다. 결승전 전까지 도경동은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도경동의 '폭풍 5득점' 덕에 한국은 7라운드에서 35-29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교체 투입된 도경동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입대한 도경동은 오는 10월 전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특례 혜택 대상자가 되면서 전역 시점도 두 달가량 당기게 됐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도경동은 '군 복무 기간을 다 채울 생각이 없냐'는 짓궂은 농담에 "(군에서) 나와서 펜싱을 더 열심히 하는 거로 하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도경동은 "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금메달이었다. 그걸 바라보고 운동해왔는데 목표를 이룰 수 있어 꿈만 같다"며 "개인적인 기쁨보다 우리 펜싱의 새 역사, (단체전) 3연패를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시상식에서 한국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박상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베테랑이자 맏형 구본길은 도경동이 넘치는 활력과 투지로 흔들리던 자신을 잡아줬다고 털어놨다. 구본길은 캐나다와 8강에서 크게 부진했다가 프랑스전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구본길은 "8강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도경동에게) 크게 혼났다. '형, 왜 자신이 없냐, 자신 있게 해야 한다'고 화를 내더라"라며 "그때 난 많이 약해져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그래 내가 잘할게, 한 번 자신 있게 해볼게'라고 답했다"고 했다.

원우영 대표팀 코치는 도경동에 대해 "훈련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꾸준히 훈련하고, 성실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도 잘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최고"라고 칭찬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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