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스웨덴전 분패→8강 무산 위기…'아직 안 끝났다' 덴마크전 사활 건다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첫 판을 이기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듯 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이후 3연패를 당했다. 각 조 4팀에 주어지는 8강 티켓 확보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스웨덴에 21-27로 졌다.
지난해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을 한 점 차로 누르고 본선 티켓을 거머쥔 한국은 지난 25일 이번 대회 첫 판에서 세계랭킹 6위 독일을 23-22, 한 골 차로 누르고 극적으로 이겨 8강행 청신호를 밝히는 듯 했다. 2차전에서 독일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동유럽 슬로베니아를 제압하면 2연승을 달리며 A조 6개국 중 상위 4개국에 주어지는 토너먼트 진출이 상당히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28일 슬로베니아전에서 전반 선전하고도 후반에 수비가 무너져 23-30으로 크게 졌다. 이어 30일엔 올림픽 2회 우승하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노르웨이에 20-26으로 패했다.
그리고 이날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6골 차로 패한 것이다. 스웨덴 역시 지난 2020 도쿄 올림픽과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연달아 4위를 차지한 강호다.
한국은 4일 오전 4시 덴마크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덴마크 역시 여자 핸드볼에선 세계적인 강호다. 한국 입장에선 난적이다.
스웨덴에 패한 한국은 4경기에서 1승3패를 기록하게 됐다. A조에선 스웨덴이 3승1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노르웨이와 덴마크가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하면서 2위와 3위를 나눠 갖고 있다. 독일이 4위, 한국이 5위, 슬로베니아가 6위다.
A조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3국이 1~3위를 다툴 것이 유력하다. 한국, 독일, 슬로베니아가 4~6위를 다투는 양상인데 일단 한국-독일, 독일-슬로베니아, 한국-슬로베니아가 모두 끝나 서로 1승1패씩 나눠 가졌다. 독일과 슬로베니아가 북유럽 3국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할 것으로 가정하면 한국은 덴마크전에서 이기거나 최소한 비기는 게 필요하다. 1승1무3패를 이루면 극적으로 준준결승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덴마크에 패하면 독일이 슬로베니아를 41-22로 크게 이겼기 때문에 한국이 8강 가기는 상당히 어렵다.
한국은 이날 장신의 스웨덴을 상대로 전반부터 고전했다. 이틀 전 노르웨이를 상대로는 전반 25분까지 10-10 동점으로 맞섰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전반 초반 이후로 점수 차가 벌어져 6-13, 7골 차까지 끌려다녔다.
한국은 우빛나(서울시청)와 강은혜(SK) 득점을 앞세워 내리 3골을 만회했고, 9-14에서는 신은주(인천시청)와 류은희(헝가리 교리)가 한 골씩 터뜨리며 11-14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전반 종료 1분 정도를 남기고 스웨덴의 공격자 반칙성이 짙은 플레이에서 심판이 오히려 스웨덴에 7m 스로를 주는 바람에 추격세가 끊겼다. 3골 차에서 우리가 공격권을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스웨덴에 7m 스로 실점을 하며 4골 차로 벌어졌고, 결국 전반을 11-16으로 마쳤다.
후반 들어 우리나라는 14-20에서 류은희, 강경민(SK), 김다영(부산시설공단) 등이 연달아 득점해 종료 13분을 남기고 2골 차로 맹추격했다.
그러나 다시 2골을 내리 실점해 4골 차가 됐고, 강경민이 던진 7m 스로는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좋았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시그넬 감독 입장에서 조국 스웨덴과의 한판 승부라는 의미가 있었다. 대개 조국과 맞대결을 하면 승부욕이 불타기 마련이다. 시그넬 감독도 그랬다.
시그넬 감독은 이날 만큼은 심판에도 많은 항의를 할 정도로 승부욕을 불태웠다. 시그넬 감독은 "스웨덴과 같은 강팀을 이기려면 완벽한 경기력이 나와야 하는데, 오늘 그러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 그 이상을 다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덴마크가 우리와 최종전을 하기 전에 이미 조별리그 순위가 확정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조금 유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반대로 덴마크가 부담 없이 경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변수를 따지지 않고 우리만의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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