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주먹밥 먹고 이겼어요" 삐약이 승리비결은 경기 중 먹방 [파리PLUS]

히라노와의 8강전 도중 휴식시간에 오광헌 감독의 작전지시를 들으며 바나나를 먹는 신유빈. 파리=김성룡 기자

"안 먹었다면 7게임에서 졌을 거에요."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에게 휴식시간 '먹방'은 승리 비결이었다.

세계랭킹 6위 신유빈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단식 8강전에서 13위 히라노 미우(일본)에게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이겼다. 1시간 20분의 혈투를 이겨낸 신유빈은 혼합복식(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 도전에 나선다.

힘든 경기였다. 1~3게임을 쉽게 따내면서 여유있게 승리하는 듯 했지만 4~6게임을 내줬다. 마지막 7게임에선 매치포인트에 몰리는 등 듀스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끝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했다. 신유빈은 "(상대 선수가 3게임 종료 후)옷을 갈아입고 나서 더 공격적으로 하더라. 내 리시브를 막으려고 했다. 3-3이 되고 나서는 무조건 뚫어야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얼음찜질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신유빈과 오광헌 감독. 파리=김성룡 기자

신유빈과 히라노는 나란히 경기 뒤 눈물을 보였다. 신유빈은 "(혼합복식)동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안 났는데, 마지막에는 '드디어 이 경기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거 같다. 정말 어려운 경기였는데, 이겨서 나 자신에게 잘 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신유빈은 마지막 7게임에서 "중간중간 팔에 힘이 빠져서 제대로 공을 못 쳤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번 올림픽 기간 신유빈은 '먹방'으로도 화제가 됐다. 경기 도중 쉬는 시간에 체력 보충을 위해 틈틈이 음식을 먹는다. 가장 즐겨먹는 건 바나나. 에너지를 빨리 낼 수 있어 운동선수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그렇지만 유독 신유빈은 자주 바나나를 먹는 편이다.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의 먹방이 중계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엑스 캡처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 앞서서는 주먹밥을 먹기도 했다. 신유빈은 "엄마가 싸주신 것이다. 체력이 떨어져서 지고 싶지 않아 먹었다"고 했다. 후식으로는 프랑스의 대표 과일인 납작복숭아를 먹었다. 히라노와의 8강전에선 빨간색 음료와 영양 젤을 먹기도 했다. 신유빈은 "엄마 주먹밥과 바나나를 먹지 않았다면 7게임을 못 이겼을 거 같다. 체력이 너무 많이 소진되서 힘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음료에 대한 질문에는 "비밀의 물"이라며 웃었다.

신유빈은 김경아(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 이후 20년 만에 여자 단식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그 사실을)몰랐다.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유빈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탁구 개인전 준준결승에 출전해 일본 히라노 미루를 상대로 승리 후 두 손을 들고 있다. 2024.8.1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YW

개인전에서 두 번째 메달에 도전하는 신유빈의 준결승(2일 밤 8시 30분) 상대는 도쿄올림픽 2관왕 천멍(중국·4위)이다. 최정상에선 내려왔지만 어려운 상대다. 신유빈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남은 경기를 잘 해서 늘 하듯이 잘 먹고, 잘 쉬고 상대 분석 잘 해서 좋은 경기력을 만들겠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겠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