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모·퍼디 신작 대성공…거침없는 넥슨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8. 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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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행진…역시 게임업계 1위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의 기세가 심상찮다. 내놓는 신작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시장에서 유례없는 성과를 거두며 질주 중이다. 7월 2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퍼스트 디센던트’는 공개 첫날 글로벌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최대 동시 접속자 수 기록은 5위까지 치솟았다. 신작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면서 넥슨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게임업계 ‘꿈의 매출’이라 불리는 4조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이 내놓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위). 퍼스트 디센던트는 글로벌 게임 이용자로부터 호평받으며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아래). (넥슨 제공)
1분기 아쉬운 성적은 뒤로하고

2분기 신작 ‘대박’ 연매출 4조 거뜬

올해 1분기 넥슨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기세를 재현하지 못했다. 2024년 1분기 넥슨은 매출 9689억원, 영업이익 2605억원을 기록했다. 자체 전망치보다는 높은 수준이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48% 감소했다. 매출 1위는 굳건히 지켰지만, 영업이익 1위는 후발 주자인 크래프톤에 넘겨줬다.

다소 페이스가 처지던 찰나, 5월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5월 21일 중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덕분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인기 IP 던전앤파이터를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넥슨은 원작 PC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글로벌 게임사 ‘텐센트’를 퍼블리셔(유통회사)로 정했다. 텐센트 유통망을 활용, ‘지하성과용사: 기원(던전앤파이터: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비스 전, 현지 일각에서는 성공 여부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다. 기존 던전앤파이터 PC 게임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10년 전과 비슷한 그래픽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강했다. 중국 게임업계에 드리운 한국 콘텐츠 규제, 이른바 ‘한한령’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는 성공을 자신했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의 ‘국민 게임’ 반열에 올려놓은 회사다. 텐센트 측은 던전앤파이터 PC 게임 주 사용자층의 83%가 20대와 30대라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들 세대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 확신했다. 폭발적인 사전 테스트 반응은 텐센트에 확신을 심어줬다. 우려를 뒤로한 채 자신 있게 정식 서비스를 밀어붙였다. 텐센트의 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서비스 시작 6시간 만에 중국 앱스토어 최다 매출, 다운로드 수 1위를 꿰찼다. 중국 현지 게임업계가 추정하는 6월까지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매출은 50억위안(약 9526억원)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2년 3개월 동안 한국 국내에서 거둔 매출이 2501억원 수준임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수치다. 한 달 만에 한국 시장 2년 매출을 가뿐히 넘어서는 돈을 번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중국 시장을 주름잡던 중국 게임 ‘왕자영요’ ‘붕괴: 스타레일’ ‘원신’ 등도 압도적인 점수로 제압했다.

7월에는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가 힘을 보탰다. 총을 써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슈팅 장르 게임으로, 7월 2일 공개됐다. 공개 첫날부터 화제를 모았다. 스팀 매출 1위, 동시 접속자 약 26만명을 기록했다. 게임업계는 이날 넥슨닷컴,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등 다른 플랫폼을 포함, 동시 접속자 수가 약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짝 흥행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주일 만에 사용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서비스 시작 3주가 지난 시점에도 일일 평균 최다 접속자 수 15만명을 유지(스팀 기준)하며 순항 중이다.

올해 2분기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면서 넥슨 실적은 청신호가 켜졌다. 넥슨의 목표인 연매출 4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이를 넘어 5조원까지 도전할 만하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넥슨 역대 최대 실적은 지난해 기록한 매출 3조9329억원, 영업이익 1조2516억원이다.

동아시아 넘어 서구권 공략 박차

게임스컴 2024 출사표…성공할까

넥슨의 다음 목표는 유럽·북미를 비롯한 서구 시장이다. 국내 게임사 중 매출이 가장 높지만, 아직 넥슨은 완전한 ‘글로벌 기업’이라고는 부르기 힘들다. 매출 대부분이 동아시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매출을 벌어다주는 던전앤파이터도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서구권에서는 생소한 작품이다. 경쟁사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인기를 얻는 글로벌 히트작은 아직 없다. 때문에, 서구권 시장 공략은 넥슨의 숙원 중 하나였다.

넥슨의 도전은 그나마 지난해부터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 스팀과 닌텐도를 통해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은 서구권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의 산하 개발사 민트로켓이 만든 하이브리드 해양 모험 게임이다. 높은 작품성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정식 서비스 시작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서구권 게임 이용자로부터 호평받았다. 스팀, 닌텐도 스위치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용자를 모았다. 동시에 각종 게임 대상에서 상을 휩쓸며 넥슨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7월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가 시작을 끊었다. 스팀에 리뷰 댓글만 6만개가 달릴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기존 국내 게임 중 세계 시장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둔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와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로스트아크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퍼스트 디센던트의 성과를 더 눈여겨볼 만한 것은 미국 등 넥슨이 기존에 쉽게 공략하지 못했던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흥행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세를 몰아 넥슨은 8월, 유럽 최대의 게임 박람회인 독일 게임스컴 2024에 참가한다. 자사 게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신작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을 내세운다. ‘카잔’은 넥슨 산하 개발사 네오플이 만든 작품이다. 던전앤파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PC·콘솔 액션 게임으로, 네오플의 강점인 액션 연출을 애니메이션풍 그래픽과 콘솔 게임에 맞는 조작감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넥슨은 게임스컴 현장에 단독 부스를 내고 네오플이 개발한 ‘카잔’을 현장에서 시연한다. 또 전야제 행사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카잔’의 신규 트레일러와 게임 정보를 공개한다. 넥슨 측은 현장 게임 이용자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활용, 게임의 완성도를 보완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0호 (2024.07.31~2024.08.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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