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마케팅으로 대박…재방문율 70% [대한민국 장사 고수 열전]
경남 양산에서 ‘가음막창’을 운영하는 구자호 대표(47)의 가계부다.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하루 5시간씩 주 6일 근무해 버는 수입으로는 꽤나 쏠쏠하다.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원래는 월급이 250만원도 안 되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중소기업 직장인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돈을 벌고 싶어 무작정 체인점 막창집을 열었다. 그러나 하루에 손님 한 팀 받고 땡 치는 날이 허다했다. 고물상에서 드럼통을 사서 군고구마도 팔며 온 가족이 매달렸다. 그래도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마케팅 공부를 시작했다. 장사 관련 커뮤니티에 모두 가입하고 각종 모임에 참여, 장사고수들 비법을 탐구했다. 그러면서 시작한 것이 동네 상권 특성을 살린 단골 마케팅. “100명이 1번 오는 매장이 아니라, 1명이 100번 오는 매장을 만들겠습니다”라고 크게 써붙이고, 결제 금액의 2~4% 적립과 5번째 방문 시 20% 할인 쿠폰 발송에 나섰다. 밥집이 아닌, 술을 마시는 막창집에서 이런 마케팅이 통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 재방문율이 높아지며 매장 오픈 2년 만에 100번째 방문 고객이 등장했다. 지금은 100번 이상 방문 고객이 4명, 50번 이상 방문 고객은 100여명에 달한다.
“장사가 안되는 가게의 상당수는 고객 응대가 문제예요. 고객이 편안하게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우리 매장을 방문했다 주차 단속에 걸리면 벌금을 대신 내드리고, 대기 손님에게는 3500원짜리 커피 쿠폰을 드렸죠. 그게 웬만한 온라인 마케팅 비용보다 적게 들고 더 효과적이었어요. 그러자 재방문율이 평균 58%까지 치솟았습니다. 주간 재방문율이 가장 높을 때는 70%에 달했죠.”
단골손님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온라인 밀키트 판매를 시작할 때도 큰 힘이 됐다. 가음막창 적립 프로그램에 등록된 고객에게 알림 문자를 보냈더니, 첫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5000명 넘는 시청자가 몰린 것. 하루에 제품을 300여개나 배송할 정도로 주문이 몰렸다. 이에 힘입어 스마트스토어 입점 8개월 만에 전국 1만2000여개 돼지막창 업체 중 판매고 2위에 올랐다.
“식당은 단골이 없으면 망합니다. 파레토의 법칙처럼, 단골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만들어주거든요. 단골손님에게는 틈틈이 할인 쿠폰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고, 고기를 구워주며 이런저런 대화도 나눠보세요.”
구 대표는 최근 후배 창업자를 위해 ‘양산의 백종원’으로 활약 중이다. 그간 300명 이상 자영업자를 컨설팅하고, 장사고수 멘토링 플랫폼 ‘창톡’에서 자영업자 대상 1:1 상담도 진행한다.
[노승욱 객원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0호 (2024.07.31~2024.08.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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