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던지기'로 특진자 정한 경찰…"팀워크 해칠까봐" 황당
경기도의 한 경찰 지구대 근무팀이 실적 전국 2위를 달성해 팀 특진 대상에 오르자 동일 계급자 중 특진 대상을 동전 던지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수원남부경찰서 인계지구대 A 근무팀은 지난달 19일 경찰청 상반기 팀 특진 선발대회에서 전국 2등으로 입상했다. 부상으로는 경위 이하 계급별로 1∼2명씩 총 6명의 특진 권한이 주어졌다.
팀 특진 선발대회는 팀 단위 특진을 확대해 지구대 등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역량을 높이고자 지난해 도입됐다. 올해는 전국 경찰청에서 총 17개 팀이 심의를 받은 결과 1급지(대도시 경찰서)에서 7팀, 2∼3급지(중소도시 경찰서)에서 2개 팀이 뽑혔다.
하지만 A 근무팀은 특진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에 빠졌다. 동일 계급의 직원이 여러 명 있는 데다, 같은 계급인 B씨와 C씨가 각각 외근과 내근 업무를 맡아 다른 성과를 내 누구의 공적이 더 큰지 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B씨와 C씨는 상의 끝에 동전 던지기로 특진자를 결정하기로 하고, 일부 직원이 보는 앞에서 동전을 던져 특진 대상자를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팀워크를 해칠까 우려돼 무산됐다고 한다.
경찰 내외부에선 이같은 '동전 던지기' 방식의 특진자 선정으로 제도 자체가 희화화됐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진자 선정에 대한 모호한 기준이 오히려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업무가 범인 검거뿐 아니라 범죄 예방시책 등 다양하기 때문에 자로 잰 듯 성과나 기여도를 판단할 수 없다"며 "구성원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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