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이것’ 더하자···2030세대 반응 폭발

박윤서 2024. 8. 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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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아름다움을 더해 말씀 접근의 허들을 낮추는 것."

사무엘은 "새로운 성경 형태를 시도하는 것은 도전이었지만 좋은 반응이었다"며 "미국에서 알라바스터를 원하는 많은 소비자는 백인들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성경을 부담 없이 접하길 바랐다"고 소개했다.

이는 성경의 미적 감각을 더한 시도가 시각적 자료에 익숙한 다음세대에 유리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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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림 담은 잡지식 성경부터
인테리어용 말씀 소품까지
알라바스터가 제작한 한국어판 성경 시편 속지 모습. 알라바스터 제공


“성경에 아름다움을 더해 말씀 접근의 허들을 낮추는 것.”

성경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이들은 이러한 표어를 내걸고 성경 읽기의 담을 허물고 있다.

지난 14일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는 사진을 담은 성경 ‘시편’이 높은 펀딩 달성률로 주목받았다. 지난달 15일부터 시작한 펀딩은 3일 만에 목표 금액의 100배를 달성해 종료 시점에는 펀딩금액 8000만 원, 달성률 1만6000%라는 결과를 냈다. 젊은 세대가 다수 사용하는 이 플랫폼에서 종교적 상품이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은 주목할만하다. 시각적 성경을 제작하는 알라바스터(Alabaster)의 작품이다. 알라바스터 성경이 각 절, 편마다 핵심어를 꼽아 그와 맞는 사진 그림을 담은 성경 형식을 선보인 것은 워싱턴포스트 포브스 LA타임스 등 해외 언론에 의해서도 조명됐다.

알라바스터 창립자인 브라이언 청(36)은 불교 집안에서 자라 우연한 계기로 하나님을 믿게 됐다. 성경 이해가 어려웠던 그는 당시 대학교 마케팅 수업에서 잡지 형태를 띄고 있는 전공책에 영감을 받아 잡지 형식의 성경책을 구상하게 됐다. 이후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브라이언 예 청(30)을 만나 알라바스터를 시작했다.

보라색 꽃인 스카비오사가 연분홍색 꽃인 네리네 줄기와 접해있다.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우정을 보여준 구약 인물 요나단과 다윗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알라바스터의 ‘바이블 스터디’ 페이지 중 일부. 사무엘 한 제공


사무엘 박(29) 알라바스터 한국지사 디렉터를 3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어판 시편 제작을 위해 한국에 와 있다고 했다. 사무엘은 “새로운 성경 형태를 시도하는 것은 도전이었지만 좋은 반응이었다”며 “미국에서 알라바스터를 원하는 많은 소비자는 백인들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성경을 부담 없이 접하길 바랐다”고 소개했다. 알라바스터 성경 시편은 개역개정 성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태어나 목회자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간 사무엘은 “미국에 어머니 세대 신앙이 다음 세대에게 계승되지 않는다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도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한국도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성경에 아름다움을 더해 젊은 세대가 성경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편 4편을 사진과 함께 담은 성경 구절 액자. 오른쪽 사진은 액자 속에 들어간 성경 구절을 확대한 모습. '말씀과 빛' 인스타 캡처


성경 구절에 아름다움을 더해 성경 경험에 대한 허들을 낮추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기독교 소품을 판매하고 있는 ‘말씀과 빛’은 성경 구절을 사진과 함께 담아 포스터 및 엽서를 제작하고 있다. 백석신대(총장 장종현)을 졸업해 전도사 사역을 해온 정진영(29)씨는 남편 최성묵(34)씨가 찍은 사진에 말씀 묵상으로 감명받은 구절을 적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말씀과 빛으로 지어진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는다’는 기치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들은 역설적으로 비기독교 소품 가게에 가장 먼저 들어갔다.

말씀과 빛 계정 접속자 10명 중 6명은 35세 미만이다. 이는 성경의 미적 감각을 더한 시도가 시각적 자료에 익숙한 다음세대에 유리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씨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감각적 디자인이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라며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의 마음을 적시고 싶다”고 전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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