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중국 공급 금지되나…삼성·SK 예의주시

정재홍 기자 2024. 8. 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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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정재홍 기자]
<앵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추가 반도체 규제 방안으로 고대역폭메모리, HBM 수출 제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당장 HBM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선 당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한창 고성장 중인 AI 메모리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몇 달 전부터 관련 소식이 들렸었는데 미국의 대중국 HBM 수출 제한이 임박했나봅니다.

<기자> 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서 지난 6월 한 차례 관련 보도를 했었는데요. HBM으로 규제 품목이 구체화된 모습입니다.

현지시간 31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상무부가 이르면 다음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중국 기업에 HBM을 공급하지 못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대중국 추가 제재 조치에 나선다고 보도했습니다.

해외 기업이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 기술이 사용됐다면 통제할 수 있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제도에 기반해 수출 제한에 나선다는 겁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기업들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기 때문에 제재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외신은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HBM 단일 제품을 규제할지, AI 가속기 묶음 전체로 금지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중국의 AI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의도로 보이는데, 한창 HBM 공급량을 늘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영향에 관심이 갑니다.

<기자> 국가 안보와 정책적 이익 보호를 목적으로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제재 대상 기업에 중국의 AI 반도체 기업들이 추가되는 등 통제 조치는 매년 강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자체 HBM 기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 내 1위 D램 기업인 창신메모리가 최근 HBM 칩을 고객사에 시연한 게 그 예입니다. 기술력은 우리 기업들에게 8년 이상 뒤떨어졌다고 평가받지만요. 미국 규제에도 보란듯이 중국 화웨이가 자체 칩을 제작했듯이 안심할 순 없는 상황입니다.

대중국 HBM 수출 통제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기에 우리 기업들은 분위기를 파악하며 미국의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HBM 공급물량의 대부분은 AI 가속기 시장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물량도 AMD와 브로드컴 등 미국 팹리스 기업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에 HBM에 대한 대중국 수출통제가 시작되더라도 당장에 영향은 적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의 HBM3가 중국용 제품에 탑재되잖아요. 예상 보다 강도 높은 규제라면 향후 AI 메모리 공급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선 걸림돌이 될 확률도 있어 보입니다.

<기자> 현재 엔비디아도 일부 제품을 중국 시장에 공급 중입니다. 단, 현재 주력 AI 가속기 H100 같이 고성능 칩 제재에 막혀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성능을 낮춘 중국 전용 칩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4세대 HBM3도 중국에 공급 예정인 H20에 탑재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H20 까지는 미국 정부가 허용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 제재안이 어떻게 나올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대중국 반도체 제재로 중국 매출이 떨어졌던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칩을 활용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었습니다. 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면 HBM을 공급하는 우리 기업들의 실적에도 작게나마 영향을 줍니다. 무엇보다 AI 메모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집니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HBM3E 12단 제품으로 넘어가고, 내년에는 HBM4 양산 준비를 합니다. 업계에서는 현재 주력 상품인 HBM3E 제품 수준으로 대중국 수출제한 기준이 설정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 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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