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암사대교 옆 또 구리대교?…새 한강교 명칭 두고 서울 vs 구리 신경전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과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1.725㎞ 길이의 한강 횡단 교량인 고덕대교의 조감도. [사진 강동구청]](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01/joongang/20240801170934787hqh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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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암사대교 옆에 구리대교? 토평교 옆에 토평대교?
한강을 가로지르는 33번째 다리가 개통을 앞둔 상황에서, 다리의 이름을 두고 서울시와 구리시 간 신경전이 한창이다.각 지자체가 각자의 지명을 다리 이름에 넣기를 원하면서다.
서울 강동구 vs 경기 구리시 갈등 격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강동구 고덕대교 건설현장을 찾아 관계자에게 건설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01/joongang/20240801170936199rbkg.jpg)
33번째 한강교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크다. 통상 콘크리트 사장교(斜張橋·교각 위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로 다리를 지지하는 형식의 교량)는 무겁기 때문에 경간이 긴 다리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다리는 사장교의 구조적 한계를 기술로 극복했다. 콘크리트 무게를 540m까지 교각 없이 케이블로만 지탱한 다리는 전 세계에서 이 다리가 처음이다.
이 다리는 또 고속국도 29호선 세종포천고속도로 구간의 일부이기도 하다. 다리를 건너면 경기도 포천 등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각 지자체는 다리 이름에 더 예민하다. 애초 이 다리는 고덕대교로 불렸다. 서울시가 고덕강일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도로공사에 낸 교통개선대책분담금(532억원)으로 다리가 지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분담금을 한국도로공사는 세종포천고속도로 14공구 강동·고덕IC 통합설치비에 투입했다. 서울시의회도 다리 명칭을 고덕대교로 명명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과 구리시를 연결하는 구리암사대교. [중앙포토]](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01/joongang/20240801170937675fbwe.jpg)
분위기가 달라진 건 구리시가 뒤늦게 다른 명칭을 제안하면서다. 구리시가 주장한 이름은 구리대교다.
하지만 구리시는 한강교가 들어서는 세종포천고속도로 관련 비용을 전혀 분담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구리대교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과거의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강의 32번째 다리인 구리암사대교 역시 기공식 당일까지 암사대교로 불렸다. 서울 시비와 국비를 각각 절반씩 투입해 건설했고, 관리 비용 역시 서울시가 부담해 서울의 지명을 따서 명명했다.
하지만 구리시는 다리 명칭에 ‘구리’를 넣으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구리시 구간에선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인가’를 지연시켰다. 결국 서울시 지명위원회는 다리 명칭을 구리암사대교로 변경했다. 구리암사대교는 지금도 도로 관리는 물론 시설물 유지·보수·관리, 재해 대책에 드는 비용 모두를 서울시가 부담하고 있다.
교량 명칭 분쟁, 국가지명위원회 회부
![서울 강동구청이 진행했던 고덕대교 명칭 제정 주민 서명 운동. [사진 강동구청 캡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01/joongang/20240801170939384dqpr.jpg)
구리시는 33번째 다리에 대해서도 “시·도간 경계선을 기준으로 교량의 87%가 행정구역상 구리시에 속한다”며 구리대교란 명칭을 주장한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명업무편람의 ‘지명업무기준’에 따르면, 행정구역상 점유 면적 비율은 지명 명칭을 제정하는 기준이 아니다. 실제로 기존 한강 교량 32개 중 12개는 행정구역상 50% 미만의 면적을 점유한 지자체 명칭을 사용 중이다.
문제는 또 있다. 우선 구리대교란 명칭이 기존 구리암사대교와 헷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다리의 이름은 통상 앞글자만 따서 부르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들은 구리암사대교를 종종 구리대교라고 부른다. 구리암사대교와 새 다리 사이의 거리는 약 1.5㎞에 그친다.
때문에 구리시는 토평대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토평대교 역시 한강 지천인 왕숙천을 가로지르는 기존 다리인 토평교와 비슷한 이름이다. 토평교와 33번째 한강교 사이의 거리는 약 3㎞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서울 강동구 고덕대교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01/joongang/20240801170940994fvvh.jpg)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2개 이상 시·도에 걸치는 지명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도지사의 의견을 듣고 국가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한다. 한강 교량의 명칭 분쟁이 국가지명위원회까지 올라온 것은 이번이처음이다.
국가지명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이 안건을 회의에 올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추후 결론을 내리더라도 구리시나 서울시가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지명위원회가 명칭을 결정한 뒤 30일 이내엔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 재심시 결정 권한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있다. 류연택 충북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지자체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려 조정이 불가능하다면 결국 국가지명위원회가 법에 따라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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