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하루만에 이진숙 탄핵안 본회의 보고...한동훈 "무고탄핵"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이 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제출돼 본회의에 보고됐다. 취임 하루 만이다.
이날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 등 5개 야당과 함께 탄핵소추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개혁신당은 빠졌다. 야권이 방통위 수장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한 것은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에 이어 네 번째다. 앞선 세명은 탄핵안 표결 전 자진 사퇴했다.
야권이 탄핵 사유로 든 건 이 위원장이 취임 당일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안건을 의결했고, 과거 MBC 간부로 재직할 당시 직원을 불법 사찰하고 파업에 동참한 기자·PD를 해고 또는 징계했다는 점이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진숙 위원장은 임명되자마자 불법적 2인 구성 상황에서 KBS와 방문진 이사 선임을 강행했다. 명백한 불법 방송 장악 시도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말했다.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이날 본회의에 함께 상정된 야당의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일 오후 강제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이 직후 표결이 예상된다.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이 위원장의 직무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지된다. 헌재 결정은 대략 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그때까지 방통위 업무 마비는 불가피하다.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람이 하루 만에 탄핵당할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게 가능한가”라며 “민주당이 하는 탄핵의 행태들은 무고 탄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대단히 무겁고 진중한 제도였는데, 민주당이 정치 잔기술로 희화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습관성 탄핵을 단 하루도 못 끊는다”며 “1년 새 방통위원장 3명을 탄핵한다는 건 국정에 대한 폭력이자 테러”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탄핵안 발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물음에 “시간을 두고 한번 보자”라고만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고생 많으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전임자와 달리, 자진 사퇴하지 않고 헌재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 시작 하루 만에 제출된 탄핵안이 어떻게 인용될 수 있겠느냐”며 “헌재에서 기각하거나 각하하면 야당이 주장해 온 ‘방송장악 프레임’ 자체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순직해병 특검법 때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던 개혁신당은 동참하지 않았다. 국회 과방위원인 이준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탄핵은 누군가의 직무에 대한 걸 가지고 할 수 있는 건데, 지금 (이 위원장은) 일한 지 하루밖에 안 됐다”며 “헌법재판소에서 3일 만에 각하 때릴 수도 있는데, 그러면 이 위원장이 오히려 날개를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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