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더 잘나가는 수출…반도체 4개월 연속 50%대 증가

김민중 2024. 8. 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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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수출품을 실은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뉴스1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13.9% 증가하면서 월간 수출액(전년 동기 대비)이 10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이 50% 늘었고, 대(對)중국 수출이 두 달 만에 대미국 수출을 앞지른 게 특징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수출이 하반기 들어 더 양호한 흐름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

1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74억9000만 달러(약 79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역대 7월 실적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2022년 7월(602억 달러)이 최대치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나타냈다.

박경민 기자


산업부는 7월 수출액이 전달인 6월(571억 달러)보다 많은 점에 주목한다.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상 반기의 수출 실적을 결정하는 6월이 많고 7월에는 조금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7월 수출 실적이 더 좋다”며 “하반기 굉장히 좋은 수출의 스타트(출발)를 끊었다”고 말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7000억 달러)를 기록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효자 품목은 역시 정보통신(IT,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컴퓨터ㆍ무선통신기기)이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12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플러스, 올해 4월부터 4개월 연속 50%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고공 행진을 하는 건 세계적으로 전방 산업인 인공지능(AI) 서버와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 등에 대한 꾸준한 수요 덕분이다. 반도체 가격이 받쳐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인 D램(DDR4 8Gb) 고정가는 2.1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7% 높다.

다만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의 지난달 수출액(53억7000만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9.1%로 역성장했다. 주요 생산 기업의 여름 휴가 기간(7월 말~8월 초)이 전년보다 7월로 치우친 탓이다. 그러나 전년 실적이 워낙 좋았던 점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수출 규모는 여전히 큰 편이다. 또 하이브리드차 수출 실적(11억2000만 달러)만 떼어 보면 1년 사이 31.7% 성장했다.

7월 수입액은 53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이로써 같은 달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36억2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14개월 연속 흑자 흐름이다. 올해 1~7월 누적 흑자 규모는 2018년 이후 최대치인 267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114억 달러)이 대미국 수출(102억 달러)을 앞질렀다. 지난 5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지난해 12월 대 미국 수출이 20년 6개월 만에 중국을 앞지른 이후 올해 들어 중국과 미국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올해 1월부터 7월 수출 누계를 비교하면 대 중국 수치(748억 달러)가 미국(745억 달러)을 근소하게 웃돈다. 중국이 침체한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저가 밀어내기’ 수출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중간재를 한국이 수출하면서 수혜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하반기 수출이 쾌조의 출발을 했다”며 “품목과 대상 지역 모두 골고루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 수출 성적표에 영향을 줄 최대 변수는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 결과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재선에 성공한다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말이 실현된다면 한국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계적인 대공황을 우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인 단기 시장금리를 0.25%로 올린 건 호재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한국의 수출품에 대한 일본의 구매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일본으로 수출이 많아질 수 있다”며 “제3국에 대한 수출의 경우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일본보다 높아지면서 한국 수출액 증가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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