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의 역설? “화력발전소 폐쇄 시 지역격차 심화”

김혜지 2024. 8. 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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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2조3300억원 감소하고 지역 간 '빈부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이 1일 발표한 '탄소중립의 역설: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지역 격차를 심화시키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당진 1∼4호기 폐쇄 시 한국 GDP는 2조3349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탈(脫)석탄 정책이 지역 격차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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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1~4호기 없애면 GDP 2.3조 증발
소비 위축… 지역 쇠퇴로 이어져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연합뉴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2조3300억원 감소하고 지역 간 ‘빈부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2036년까지 화력발전소 28기를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국토연구원이 1일 발표한 ‘탄소중립의 역설: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지역 격차를 심화시키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당진 1∼4호기 폐쇄 시 한국 GDP는 2조3349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보령 5·6호기, 태안 1~6호기 폐쇄 시에도 각각 1조5865억원, 1조5522억원 규모의 GDP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탈(脫)석탄 정책이 지역 격차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력발전소를 없애면 이른바 잘 살고 개발이 더 많이 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간 차이가 더 벌어진다는 의미다. 예컨대 보령 5·6호기 폐쇄 시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전국 지니계수는 기존 0.5106에서 0.5109로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충청과 수도권, 부산권, 대구권 등 다른 광역권 간 격차도 지니계수가 기존 0.4033에서 0.4035로 커졌다. 다만 보령시가 속한 충청권 내 지니계수는 폐쇄 이후에도 0.1073으로 변화가 없었다.

보고서는 화력발전소 폐쇄 시 가계가 같은 돈을 소비할 때 느끼는 만족도(효용)도 떨어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효용은 당진 1~4호기를 폐쇄할 경우 기존 대비 0.136% 줄며 감소 폭이 가장 컸고, 보령 5·6호기와 태안 1~6호기는 각각 0.103%, 0.1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이 지역 쇠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력발전소 유관 산업에서 근무하던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 지역으로 떠나면 소비가 위축되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이 악화한다는 것이다. 2020년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가 폐쇄됐을 때 보령시 인구는 그해에만 1800명이 줄며 평년(약 880명)보다 감소 폭이 컸다.

보고서는 지역 격차 문제를 해소하려면 ‘균형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탈석탄 정책에 더 취약한 지역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역의 직접 피해효과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 미칠 간접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형수 국토연 도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균형전환기금 신설,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등 정책을 뒷받침할 재원 마련을 공공·민간 부문에서 다각화하고 지원책은 지방소멸대책, 균형발전대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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