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반석엔 컵라면 안준다…대신 피자·핫도그 제공 왜
장거리 노선 일반석 승객들에게 무료 컵라면을 제공했던 대한항공이 라면 서비스를 폐지한다. 최근 난기류 발생이 급증하면서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게 항공사 측 설명이다.
1일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에서 제공했던 일반석 라면 서비스를 오는 15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행 시간이 8시간 이상인 미주·유럽 등의 노선이 대상이다. 대신 대한항공은 컵라면 대비 단가가 최대 2배 이상 비싼 피자나 콘덕(핫도그) 등 다른 간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난기류에 흔들려 바닥에 떨어져도 사람이 다치지 않는 메뉴들이다.
단가 2배 비싼 간식 도입하는 이유는?
라면 서비스는 난기류에 취약하다. 컵라면은 면을 익히기 위해 고온의 물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승객과 승무원들의 화상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일반석의 경우 승객이 밀집한 공간에서 승무원이 뜨거운 물을 부은 컵라면 여러개를 한꺼번에 옮기는 과정에서 화상 위험이 컸다. 대한항공은 라면 서비스 이외에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국이나 차의 경우, 온수 제공 온도를 낮춰 서비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난기류 발생 수치는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 5월 런던~싱가포르 노선을 운항하던 싱가포르항공 항공기는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 1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기가 전 세계에서 만난 난기류는 62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73건) 대비 79.8%나 증가했다. 지형적 특성, 기압, 기온, 제트 기류, 지구 온난화 등이 난기류의 원인이다. 난기류로 인해 비행기가 크게 흔들리거나 순간적으로 수백 미터까지 상승 혹은 낙하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기상 레이더로도 70~80% 정도까지만 예측이 가능해 완벽한 대응은 어렵다.
단, 비즈니스석과 퍼스트클래스의 경우 기존 라면 서비스를 계속 제공한다. 일반석과 달리 상위 클래스는 좌석 밀도가 높지 않고 테이블도 커, 라면을 취식하는 승객뿐 아니라 옆 좌석의 승객의 화상 발생의 위험이 낮기 때문이라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라면 서비스 대신 한국 출발 편에는 콘덕(핫도그) 또는 피자가, 해외 출발편에는 핫포켓이 탑재될 계획이다. 핫포켓은 파이 껍질 속에 다양한 속을 채운 음식으로 미국 등 해외에서 인기 있는 간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반석 대상 기내 셀프 스낵바를 도입하여 승객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간식을 취식할 수 있도록 서비스 중이다. 이에 더해 셀프 스낵바를 리뉴얼해 더 다양한 간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셀프 스낵바 운영으로 비용은 더 들지만, 안전사고 예방과 승무원 노동력 절감 효과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대한항공은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간식 개수와 종류는 노선별 승객 선호도를 고려해 탑재할 예정”이라며 “기존 컵라면보다 더 큰 만족을 드리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비즈니스석 라면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의 경우 비즈니스석에서 라면과 초계국수(여름)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반석에선 브리또, 피자, 파니니 등의 간식을 노선에 따라 제공하고 있다.
국내 LCC 기내 라면 판매는 계속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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