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날고, 2차전지 앓고…韓 7월 수출 분석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우리나라가 또 일을 냈습니다. 지난달 수출액은 약 57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가까이 늘었습니다.
7월 수출 가운데에선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화학, 바이오 등 15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11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주목 받았던 라면 수출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열 달 연속 이어진 플러스 흐름이 계속될 수 있을까요?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우리나라 수출, 그 중에서도 반도체의 수출 데이터가 긍정적입니다.
넉 달째 50%대 상승세인데 지난해 워낙 수출을 못했다보니 기저효과가 있는 게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반도체 산업 자체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순환하는 사이클을 보이는데요.
지난해가 대표적인 불황기였던 만큼, '지금이 얼마나 호황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준비했습니다.
보시면 지난해 이후 꾸준히 수출액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34억 2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2021~2022년과 비슷한 지점까지 올라왔는데요.
업계에선 AI에 대한 투자가 유지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잘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과 제품별로 눈에 띄는 건 대만향 MCP(다중 칩 패키지)와 미국향 SSD 수출 데이터입니다.
대만향 MCP에는 HBM도 포함된 건데, 전년 대비 932% 늘었습니다.
과거엔 없던 흐름인 만큼 TSMC로의 SK하이닉스 물량일 것으로 추측되고요.
미국으로의 SSD 수출은 지난해 바닥을 찍은 이후 2021년, 2022년 상승 사이클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반도체 뿐만 아니라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11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는데요.
화장품이나 식료품 수출 성적도 긍정적이죠?
이번달 수출 우등생들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이번달 잠정치 기준 RF미용기기, 스판덱스, 배전변압기를 비롯해 항공기부품, 점안제, SSD 등 다양한 물품들이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는데요.
상반기 주목받았던 화장품과 라면의 수출 데이터를 살펴보면요.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7% 증가했습니다.
특히 상반기 미국향 수출이 꾸준히 늘었는데요. 기존 1위 중국과 같은 비중까지 올라왔고요.
증가율은 전년 대비 73%로, 눈높이를 높였던 상반기를 웃돌았습니다. 이번만 보면 피크아웃 우려를 잠재우는 수출 데이터입니다.
다음으로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44% 늘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도 5%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출액을 새로 썼는데요.
지역별로 보면 비중이 큰 국가들 대부분에서 수출이 늘었는데, 특히 미국 수출이 167%, 2.5배 늘었고요.
영국과 네덜란드 등 서구권 국가에서도 증가했습니다.
끝으로 이번달 아쉬운 성적을 낸 업종을 하나만 꼽는다면, 2차전지 양극재입니다.
수출 금액과 중량, 단가 모두 전년 대비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수출 중량은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저점보다 낮아졌습니다.
업계에선 셀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강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소식 한 줄로 정리해 보면요?
<기자> "아주 굿이에요. 굿굿굿!"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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