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農心 강타한 티몬·위메프 사태…"농민·농협 피해 최소 126억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국회 보고 자료 입수
농협 한 법인은 쌀 1600t 판매대금 못 받아
피해 규모 눈덩이처럼 계속 늘고 있어
임미애 의원 "당국, 농민 피해 신속하게 파악해야"

티몬·위메프(티메프) 결제 대금 미정산 사태로 인해 농민과 식품업계, 농협 등이 최소 126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자체 파악한 규모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티메프 사태’로 인한 피해 현황에 따르면 농민 및 식품업계는 92억1700만원, 농협 사업장은 모두 33억8500만원 규모의 피해를 보았다.

농업법인이나 식품업계는 입점 비용이나 판매대금 미정산 등으로 피해를 보았다. 농식품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76억4600만원(대기업 식품회사 51억8800만원 포함), 농업법인은 14억9000만원, 농촌체험마을 4600만원, 농업인은 35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제각각 다양하지만 한 농업법인의 경우 1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한 식품기업은 8억7400만원, 또 다른 식품기업은 8억5000만원의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

위메프·티몬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2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위메프 본사 앞에 피해자들이 쓴 대자보가 붙어 있다. 이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 밝혔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농협 사업장 역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의 한 쌀조합공동사업법인의 경우 지난달 5일에 물품을 납품한 조곡 1600t에 대한 판매대금 23억2000만원을 정산받지 못했다. 농협 사업장 등의 피해 품목은 쌀에 집중돼 있지만, 감귤이나 옥수수, 깐마늘 등 다양한 품목 역시 판매대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 규모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농민 등의 피해는 직접 신고받은 게 아닌 농식품 분야 유관기관, 협회·단체 등을 통해 파악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피해 규모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속도로 늘고 있다. 임 의원실에 따르면 농민이나 식품업계 피해 규모가 하루 사이에 39억3000만원 더 늘었다.

임 의원은 "농식품부와 농협이 집계한 피해 규모보다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이라도 보인다"며 "정부가 신선 농·축·수산물 피해 실태를 더 신속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