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멋진 명사수"... 사격 김예지 카리스마에 세계가 반했다
[윤현 기자]
▲ 7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김예지가 과녁을 조준하기 앞서 코치의 지시를 받고 있다. |
ⓒ 연합뉴스 |
2024 파리 올림픽 한국 사격 대표 김예지(32) 인기가 뜨겁다.
김예지는 지난 28일(현지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오예진(19)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김예지를 스타로 만든 것은 이번 올림픽이 아니라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이다. 당시 김예지는 공기권총 25m 결선에서 42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땄다.
김예지는 모자를 뒤로 쓴 채 마지막 발을 쐈고, 영화에 나오는 전사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표적지를 확인한 뒤 권총 잠금장치를 확인했다.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는데도 한 번도 웃지 않았다.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공유돼 3400만 회 넘게 재생됐다.
▲ 김예지가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를 치르는 영상 중 한 장면 |
ⓒ ISSF |
전 세계 누리꾼들은 김예지의 카리스마에 반했다. 김예지가 평소에는 딸이 선물한 것으로 보이는 코끼리 인형을 달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반전 매력까지 더해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김예지의 경기 영상에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라면서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예지의 인기가 소셜미디어를 휩쓸자 외신도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 CNN 방송은 7월 31일 '인터넷, 한국의 신기록을 세운 올림픽 저격수와 사랑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예지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고, 무심하게 세계 기록을 깬 스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영상에 나온 김예지는 짧은 단발머리 위에 모자를 반대로 쓰고, 사격 안경을 통해 강철 같은 시선으로 표적을 응시하고 있다"라면서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 엑스(X, 옛 트위터) 갈무리 |
ⓒ 엑스 |
영국 타임지도 "야구모자를 반대로 쓰고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김예지가 무심코 표적을 향해 총을 쏘다가 사격용 안경의 덮개를 튕겨 올려 점수를 확인한다. 그리고 공기권총 25m 세계 기록을 경신하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라고 자세히 묘사했다.
또한 "김예지의 아우라가 인터넷을 장악했다"라며 "한국의 명사수 김예지가 이제는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예지의 영상과 사진은 수많은 밈을 낳았다"라며 대표적으로 영화 캐릭터 존 윅(키아누 리브스), 제이슨 본(맷 데이먼), 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과 함께 김예지를 한 팀으로 소개하는 사진을 소개하기도 했다.
▲ 김예지를 액션 영화 캐릭터들과 한 팀으로 소개하는 소셜미디머 밈. 엑스(X, 옛 트위터) 화면 갈무리 |
ⓒ 엑스 |
25m 경기 금메달 도전... "자신감은 늘 있다"
파리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는 "올림픽 기간에 소셜미디어를 사용했다면 올림픽에서 '가장 멋진 명사수'인 김예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을 것"이라며 "그녀의 모습은 전 세계에 퍼졌다"라는 소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김예지의 특징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맞춤 제작한 안경과 강렬한 룩"이라며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안경뿐만 아니라 그녀의 세련된 태도와 바디랭귀지도 독특한 룩을 만들어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끼리 인형에 대해서도 "김예지가 은메달을 따게 해준 행운의 부적(good luck charm)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예지와 오예진의 남다른 우정도 관심을 끌었다. AP통신은 "김예지와 오예진은 한국 사격의 힘을 보여준다"라며 "두 선수는 (공기권총 1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퉜으나, 서로 자매 같은 사이"라고 전했다.
▲ 한국 사격 대표 김예지를 소개하는 2024 파리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
ⓒ 파리올림픽 |
오는 2일부터 시작하는 파리 올림픽 공기권총 25m 경기에서 김예지와 오예진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 현재까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한 한국 사격은 2012 런던 대회(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에서 거뒀던 역대 최고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김예지는 앞서 공기권총 10m 은메달 획득 직후 "자신감은 늘 있다. 못해도 금메달 하나는 꼭 여러분께 보여드리겠다"라면서 "여러분이 믿어주신다면 저 김예지 25m에서 무조건 메달 갑니다"라고 솔직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매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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