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이긴 데구치, 테러 중단 호소…"미미가 진짜 챔프"→"이럴 필요 없잖아"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독립운동가 후예' 허미미(21·경북체육회)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악성 댓글을 멈춰줄 것을 호소했다.
데구치는 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어와 영어로 악성 댓글 다는 누리꾼들에게 전하는 호소문을 올렸다.
데구치가 악성 댓글을 받게 된 계기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여자 57㎏급 유도 결승이었다. 이날 세계랭킹 3위 허미미와 1위 데구치 간의 금메달 결정전이 열렸다.
결승전에 올라온 허미미는 대회 전부터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태극마크를 단 것으로 유명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해 이듬해부터 한국 대표로 활약했다.
특히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라는 점에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독립운동사 후손인 허미미가 결승전에 올라가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자 국내 팬들은 크게 흥분했다. 앞서 이틀간 치러진 남녀 4개 체급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기에 허미미가 이번 파리 올림픽 한국 유도 첫 메달을 금메달을 장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허미미는 이번 대회 대표팀 감독으로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한국 여자 유도의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김미정 감독, 그리고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조민선의 뒤를 이어 2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의 올림픽 금메달 명맥을 이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매트에 올랐으나 심판이 지도 3개를 주고 반칙패를 선언하면서 씁쓸하게 개인전을 마감했다.
결승에서 허미미는 이 체급 최강자 데구치를 상대로 박빙의 경기를 펼쳤다. 둘은 경기 초반 별다른 공격 없이 탐색전을 벌이다가 경기 시작 56초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다.
그러다가 허미미는 2분 4초에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되기 때문에 일찌감치 지도 2개를 받은 것은 좋은 신호는 아니었다.
열세에 몰린 허미미는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바닥에 웅크린 데구치를 뒤집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데구치가 허미미의 다리를 붙잡아 가까스로 방어해냈다.
둘은 결국 정규시간(4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전 초반 허미미는 밀리지 않고 체력이 떨어진 데구치는 계속 밀어붙여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나가는 듯 헸다. 앞서 준결승에서도 브라질의 하파엘라 실바를 연장전에서 누르기 절반으로 이긴 적이 있었기 때문에 연장전에서의 좋은 기억을 되살리는 듯 했다.
이에 힘입어 데구치도 연장전 시작 1분 48초에 두 번째 지도를 받아 둘 모두 지도 2개가 됐다.
하지만 허미미는 데구치가 두 번째 지도를 받고 16초 뒤에 허무한 반칙패를 당했다.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았고 지도 3장이 쌓이면서 반칙패한 것이다.
해당 판정은 곧바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김미정 감독도 "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허)미미가 절대 위장 공격을 들어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미미가 주저앉고 안 일어난 것도 아니고 계속 일어나서 공격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경기에서 졌지만 허미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 올림픽 은메달을 가져왔다. 그러나 결승전이 허무하게 반칙패로 끝나자 일부 누리꾼들이 금메달을 딴 데구치 SNS에 찾아가 악성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허미미가 진짜 챔프다", "공격을 안했는데 금메달이라니" 등의 댓글이다.
계속되는 악성 댓글에 데구치는 성명문을 작성했다. 데구치 역시 일본인 혼혈 선수다.
그는 SNS을 통해 "댓글을 읽었더니 슬픈 감정이 들고, 내가 상대했던 선수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든다"라며 "당신들이 아끼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어떤 국가도, 어떤 선수도, 어떤 사람들도 의미 없는 싸움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지만 상대를 겨누고 그 말을 퍼부을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모든 선수는 최선을 다했고, 서로를 존중하고 꿈을 위해 뛰었다.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허미미의 반칙패로 금메달을 딴 데구치는 결승전이 끝나고 지도 판정에 관한 질문에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지도에 대해 할 말은 없다.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신도 왜 우승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데구치는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바꿔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데구치도 지도 판정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며 찝찝한 기분을 전했지만, 이후 악성 댓글에 시달리자 이를 멈춰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데구치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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