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97주년 맞은 시진핑 "강대한 국경·해상·영공 방어망 건설하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97주년 건군절을 앞두고 "강대한 국경과 해상, 영공의 방어망을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올해 들어 노동자 철수와 밀수 단속 등을 놓고 북한과 갈등을 보이는 중국이 약 1300㎞에 이르는 북·중 국경 경비를 강화할 지 주목된다.
이날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이 지난달 30일 당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에서 “100년 만의 세계적인 변화가 가속하며 중국의 국경·해상·영공 방어의 의미와 외연에 심각한 변화가 발생했고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더욱 뒤엉켜 복잡해졌다”며 “국경·해상·영공 방어 건설이 기회와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안보 수호에 효과적이고 발전을 지원하는 데 효과적인 국경·해상·영공 방어망 건설 패턴을 만들라”고 덧붙였다. 과학기술 능력을 강화하고 스마트한 감시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라고도 지시했다. 아울러 “유관국가와 함께 선린우호 및 실질적 협력을 증진하여, 국경·해상·영공 방어망 건설을 위한 양호한 주변 환경을 건설하라”며 외교적 수단도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홍콩과 대만 매체는 시 주석의 국경 발언을 이례적으로 평가했다. 대만 연합보는 1일 “공개된 자료에서 중국공산당 정치국이 국경·해상·영공 방어를 토론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중국은 이미 국경선을 따라 약 3만㎞의 국경방어용 도로, 차단시설, 영상감시 장치를 건설했다”고 지적했다. 홍콩 명보도 1일 시 주석의 국경선 방어 강화 발언을 국제면에 비중있게 보도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 등장을 앞둔 중국의 경계심이 드러났다는 평도 나왔다. 고수석 국민대 겸임교수는 “러시아와 4370㎞, 북한과 1300㎞를 포함 2만2000㎞의 육상 국경선을 지켜야 하는 중국은 만일 트럼프 당선으로 북·미·중·러 관계가 재편될 경우를 상정해 사전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하늘에서 러시아, 바다에서 미국, 육지에서 북한과 인도·동남아까지 육·해·공 국경에서 지정학적 위험 요인을 점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라는 발언을 중국 군 지도부로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시 주석은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부대 장병을 격려하기도 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시 주석이 전날 ‘강군정무(强軍精武) 홍군4연대’ 장병에게 “당신들은 전쟁을 대비하는 제1선에 서 있어 책임이 막대하고 사명은 영광스럽다”고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홍군4연대를 전신으로 하는31집단군 86사단 256연대 2대대 4중대로 1927년 중국공산당 홍군으로 결성되어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 참전해 한국군·유엔군과 전투를 벌인 부대다. 지난 2014년 7월 시 주석이 부대를 시찰했으며 현재 대만을 마주 보는 푸젠(福建)성에 주둔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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