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한화에 SK까지...미 해군 MRO 사업 참여 검토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2024. 8. 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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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SK그룹이 미국 해군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Maintanance·Repair·Overhaul) 사업 참여를 위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저희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안을 단독으로 취재한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뜻밖의 소식입니다.

반도체와 통신을 주축으로 하는 SK가 글로벌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위해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고요?

<기자> SK그룹이 최근 들어 미국 해군 군함 등 글로벌 함정 MRO 시장 공략을 위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K 고위급 관계자 등에 따르면 SK는 함정 MRO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자산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리밸런싱) 중인 SK가 MRO를 그룹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입니다.

SK가 MRO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려는 배경에는 시장의 지속 가능성과 잠재성이 있습니다.

무기를 사고파는 것은 단발적이고 일회적이지만, 사고판 무기를 유지·보수·정비하는 것은 무기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연속적이고 영속적입니다.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모도 인텔리전스 조사 결과)는 올해 약 80조 원에서 오는 2030년 85조 원으로 불어날 전망입니다.

이는 무기 거래 시장 규모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때문에 MRO 사업은 방산업계의 마르지 않는 금맥이라고 불립니다.

특히 미 해군은 ‘바다 위 요새’ 항공모함을 비롯해 500척 넘는 함정을 보유 중으로 MRO에만 연 평균 20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큰손입니다.

국내 특수선 시장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이어 SK까지 천조국으로 뛰어드는 이유입니다.

<앵커> 그런데 MRO 사업을 영위하려면 조선소가 있어야 하고, 군함을 대상으로 하려면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어야 하는데요.

SK가 자격 요건을 충족한 것입니까?

<기자> SK그룹 건설 계열사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가운데 SK오션플랜트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SK오션플랜트가 자격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SK오션플랜트는 아시아 1위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조사로 알려져 있지만 전신이 삼강엠앤티입니다.

삼강엠앤티는 국내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조선사에 해양 공사용 파이프 등을 공급하던 회사였습니다.

삼강엠앤티는 2017년 방산업체로 지정되었고, 2019년 STX조선해양의 방산 부문을 인수하며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SK에코플랜트가 2021년 약 4,600억 원을 투자해 삼강엠앤티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2023년 사명을 SK오션플랜트로 바꿨습니다.

SK오션플랜트는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로 해군과 해경이 공모한 특수선 건조 사업들을 수주하고, 경남 고성군 소재 조선소에서 선박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SK오션플랜트의 특수선 수주 잔고는 해군(울산급 Batch-Ⅱ 3척, 1조 322억 원)과 해경(3,000톤 경비함 3척, 442억 원·200톤 경비정 7척, 61억 원)을 합해 1조 1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SK는 SK오션플랜트가 관련 경험과 노하우, 기술과 설비 갖춘 만큼 선두주자인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을 따라 개선과 보완을 거듭하고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하지만 SK오션플랜트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 비교하기에는 업력이 짧지 않습니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밟아야 할 텐데요.

<기자> 해상풍력 주력의 SK오션플랜트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 달리 전체 사업에서 함정 건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습니다.

때문에 경쟁사 대비 조선소 야드의 수가 적고 크기가 작아 함정을 만드는 데 제약들이 있습니다.

SK오션플랜트가 만들 수 있는 함정은 배수량 1,000톤(t)급 안팎의 초계함부터 4,000톤(t)급 전후의 호위함까지입니다.

하지만 미국 해군의 경우 초계함, 호위함보다 큰 구축함 위주로 유지·보수·정비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조선소 증축 등이 필수적입니다.

반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20,000t 넘는 배수량의 대형 수송함을 만들 수 있습니다.

SK오션플랜트는 또 지난달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이 체결했던 미 MRO 시장 진출 사전 인증 절차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어야 합니다.

경쟁 구도가 3파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높지만 존스 액트법 등 규제의 문턱도 넘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권슬기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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