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SK이노, 전기차 캐즘 ‘합병·투자 유지’로 돌파한다(종합)
하반기 전기차와 석유제품 수요 회복세로 실적 개선 전망
전기차 캐즘에도 장기적 성장 전망 고려, 투자기조 유지
SK E&S 합병 통해 재무구조 강화
업황 악화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배터리 투자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는 매출액 18조7991억원, 영업손실 458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0.4%, 57.1%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은 개선됐으나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도 0.3% 감소했다.
석유사업과 배터리 사업의 실적이 업황 악화로 동반 부진했다. 석유사업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비우호적 거시 경제 환경과 중국 경기회복 지연 영향 등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유가는 4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배럴당 90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양국 간 긴장 완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인해 상승 폭을 반납하며 하락했다”며 “제품 시장의 경우 중국 경기 회복 기대에 따라 전량 가동했던 1분기 생산 물량이 중국 경기가 예상 대비 회복 지연됨에 따라 수출 물량으로 전환됐고, 이로 인해 영내 제품 재고가 증가하며 약세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사업은 미국 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증가했음에도 공장 가동률 하락 및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은 하반기 전기차 수요 증가로 공장 가동률 상승과 수율 향상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SK온 공장 상황에 대해 "글로벌 시장 둔화에 따른 OEM 수요 감소로 전체적으로 1분기, 2분기 가동률은 하락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 예상된다"며 "수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공장의 수율이 점진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특히 올해 1, 2분기에는 전 법인의 수율이 계획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SK온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활동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투자 계획을 추진한다. SK온의 연간 설비투자(캐팩스) 규모는 올해 7조5000억원이 예정돼 있다.
SK온은 전기차 시장 전망 변화에 따른 전략 변경에 대해서는 "최근 배터리 산업 캐즘으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조사기관에서는 장기 전망치에서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캐즘으로 인한 정체 기간 중 전기차 가격의 인하, 충전 인프라 개선, 소비자 경험 누적 등을 통해 결국 전동화가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현재의 캐즘 시기를 내실을 공고히 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 사업 역시 OPEC+ 감산 지속, 이동 및 냉방 등 계절적 수요 증가 등에 유가는 하단을 지지하고 정제마진은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제품 공급 측면에서는 2분기 역내 정유사들의 가동 감량 효과가 3분기에 본격 발현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SK E&S와의 합병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각각 이사회에서 양사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될 시 합병법인은 11월1일에 공식 출범하게 된다.
양사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로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2조2000억원 수준의 추가 수익성을 달성할 계획이다. 기존 석유·가스 사업에서 5000억원 이상, 전기화사업에서 1조7000억원 이상이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다가올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당면 과제 해결 및 향후 주주가치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본 합병을 성사시키고, 합병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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