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가능한 '농촌체류형 쉼터' 12월부터 도입…기존 '농막'은 3년내 전환해야
연면적 33㎡ 이내로 최장 12년까지 사용 가능
소방차·응급차 진입로 갖춘 농지만 허용
정부가 농촌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 올해 12월부터 숙박이 가능한 '농촌 체류형 쉼터'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연면적 33㎡ 이내로 재난·화재 대응을 위한 입지·시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존 농막의 경우 쉼터 설치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3년 동안은 농촌 체류형 쉼터로의 전환이 허용된다. 농막을 양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촌체류형 쉼터 도입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체류형 쉼터는 도시과밀화 등 사회여건 변화 이후 높아지는 귀농·귀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촌에서 농업과 전원생활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임시숙소 형태의 거주시설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반영해 도입되는 시설"이라며 "현행법상 숙박이 불가능한 농막을 대체하는 새로운 개념의 농촌체류형 주거시설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5월 농막 관리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한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추진하다 취침 가능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농막 제도개선을 위한 국민 여론 등을 수렴해 왔다. 이에 '농막을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체류 시설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올해 2월 울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농촌체류형 쉼터' 도입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농촌체류형 쉼터는 도시민의 주말체험 영농과 농촌체류 확산을 위한 임시숙소로서, 본인이 직접 사용하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라며 "체류형 쉼터는 개인 또는 지자체가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쉼터, 덱·주차장 등 뺀 연면적 33㎡ 이하로 설치 가능
우선 정부는 농촌체류형 쉼터의 경우 본인 소유 농지에 농지전용허가 등의 절차 없이 덱·주차장·정화조 등 부속시설은 제외한 연면적 33㎡ 이내로 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농촌체류형 쉼터가 도시민의 주말·체험 영농을 위한 목적인 만큼 일정 면적 이상의 영농활동을 해야 한다. 또 사람의 거주를 전제로 하는 만큼 화재와 재난 등에 대비하는 최소한의 안전기준과 주변 영농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일정한 설치 요건을 마련했다.
재난 및 환경 오염 등에 대비하기 위해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로 지정된 '방재지구'와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붕괴위험지역', 자연재해대책법상의 '자연재해 위험 개선지구', 하수도법에서 정한 '엄격한 방류수 수질기준 적용지역'과 재난 안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정하는 지역에서는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가 제한된다.
또 위급상황 시 소방차·응급차 등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에 접한 농지에만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를 허용하고,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농촌체류형 쉼터 내 소화기 비치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없는 '맹지'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쉼터를 설치할 수 없다.
◆농막은 3년 내 전환 가능·주차장 설치도 허용
농식품부는 사실상 임시숙소로 사용돼 온 농막을 법 테두리 안으로 양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존 농막이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 입지와 기준에 맞을 경우 3년 내 소유자 신고 등의 절차를 통해 농촌체류형 쉼터로 전환을 허용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규제는 개선한다. 농막 연면적(20㎡ 이내)과는 별도로 데크와 정화조 설치를 허용하고, 농업 현장의 여건을 고려해 1면에 한해 주차장 설치도 허용해 편의를 증진할 계획이다.
가설건축물 형태의 쉼터는 취득세·재산세는 부과되지만, 비(非)주택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동산 관련 세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쉼터에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체류형 쉼터에 대한 전입신고를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쉼터 설치 취지 및 거주 안전 등을 고려할 때 소유자가 전입신고를 할 경우 상시거주(30일 이상) 의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농지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오는 12월부터 가설건축물 형태의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를 허용하고, 농지법 개정을 통해 지자체가 농촌체류형 쉼터 단지를 조성해 개인에게 임대하는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윤 농업정책관은 "농촌 주말·체험영농 활성화를 통한 농촌 생활 인구 확산은 농촌 소멸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며 "농촌체류형 쉼터가 도시민 등이 손쉽게 농촌 상시 거주의 부담 없이 농촌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거점으로서 향후 농촌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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