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쫓아와요" 다급한 신고…캄캄한 골목길엔 곧장 드론 떴다
“모르는 사람이 쫓아와요.”
심야 시간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로 신고 한 건이 날아들었다.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인근에 설치돼 있던 드론 스테이션에서 드론 1기가 상공으로 빠르게 날아올랐다. 드론은 신고 위치로 곧장 날아가 신고자가 있는 골목을 카메라로 비췄다. 실시간으로 전송된 화면에는 낯선 남성이 골목길에서 여성을 뒤쫓아가는 모습이 비춰졌다.
이 모습을 확인한 보안 담당자는 즉시 경찰로 신고를 했고, 인근 지구대에서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골목길에 나타난 순찰차에 여성을 쫓아가던 남자는 모습을 감췄다. 신고 여성은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
‘드론 순찰서비스’ 실증 사업
이 상황은 지난달 31일 전국 최초로 대구에서 펼쳐진 ‘여성 안심귀가 디지털 순찰서비스’ 실증 시연회의 한 장면이다. 아직까지 상용화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실증 사업을 거치면 현실이 될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었다.
대구자치경찰위원회는 이날 대구 서구 평리1동 도심재생지구 일대에서 경찰청, 과학치안진흥센터, 대구테크노파크, 서구 주민협의체, 관계 전문가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증 시연회를 진행했다.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여성·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디지털 순찰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1단계 목표다.
이와 관련, 연구개발 실증구역으로 선정된 서구 평리1동 도심재생지구 내에 드론 스테이션 2기 설치를 완료하고 지난 6월 18일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안전기술원으로부터 국내 최초 특별비행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한 달여간 순찰 드론이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매일 2시간씩(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 사업구역 일대를 순찰할 계획이다.
안심경로 서비스도 제공 방침
이 사업이 상용화되면 주민들은 ‘드로니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드론의 상시 순찰 서비스와 안심경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대구자치경찰위원회는 사업의 성공적인 연구와 실증을 위해 대구경찰청, 대구테크노파크 등과 협업하는 한편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드론 출동 서비스와 인공지능 분석 서비스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중구 대구시 자치경찰위원장은 “드론은 움직이는 폐쇄회로TV(CCTV)와 같다. 사업이 완성 단계에 이르면 경찰의 범죄예방 패러다임이 혁신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주민체감형 연구개발을 추진해 기술 선진화를 통한 과학치안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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