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까지 글을 못 읽었죠”… IT기업인 서른한살 이현호, 자서전 펴내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2024. 8. 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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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인데도 글을 못 읽었다.

받아쓰기 꼴찌는 으레였고 신체 성장도 느려 그의 유소년을 스스로 '바보'로 결정했다.

제목의 그 '바보'는 자신이라고 했다.

그가 세상을 탐험하고 도전한 서사시를 시리즈 1호 자서전에 담아 또 다른 바보 '호소인'들에게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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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충우돌史 ‘바보의 세상 오디세이’
서버 제조업체 글로벌탑넷 창업기
“일기쓰세요, 성공 전유물 아녜요”

10살인데도 글을 못 읽었다. 받아쓰기 꼴찌는 으레였고 신체 성장도 느려 그의 유소년을 스스로 ‘바보’로 결정했다.

올해 서른한살. 성공한 IT스타트업을 꾸리고 있는 이현호 대표가 자전적 에세이 ‘바보의 세상 오디세이’(인타임)를 펴냈다.

제목의 그 ‘바보’는 자신이라고 했다. 그가 세상을 탐험하고 도전한 서사시를 시리즈 1호 자서전에 담아 또 다른 바보 ‘호소인’들에게 던지고 있다. 자신의 연배들에게, 선배에게, 어린 후배에게 내가 몰랐던 세상을 헤쳐나온 기록들을 공개하기로 했다.

자전적 에세이 ‘바보의 세상 오디세이’를 펴낸 글로벌탑넷 이현호 대표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자서전은 성공한 위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죠. 성공에 객관적인 가늠자가 없어요. 어린 시절 꿈꿔 온 세상을, 역경을 담담하게 기록했어요.”

이현호 ㈜글로벌탑넷 대표는 2017년 25세 나이로 인터넷 서버 제조업에 뛰어들어 수십억대 매출을 낳고 있는 IT분야 성공한 기업인이다. 그가 고교시절 목표한 억대 연봉은 이미 거머쥐었고 기업의 수백억대 매출 목표는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그런데 이미 거둔 높은 연봉소득과 그럴싸한 직위나 자리보다 더 소중한 것을 말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했다. 그가 쓴 책의 메시지는 성공담이 아니었다. 부족하고 목말랐던 ‘바보’가 저장한 추억들을 MZ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 노년 모든 독자에게 풀어주고 싶었다.

부끄러워하고 성찰하고 노여워했던 경험들을 털어버리지 않고, 삶을 하나씩 일기로 적는 행위 자체가 소중한 가치이고 책의 메시지라고 알려줬다. 그다음 성공이 뭔지 논해보자는 뜻이다.

이 대표는 “10여년 전 ‘바보라도 연봉 1억 받을 수 있다’라는 제목을 단 일본 저자의 책에서 삶의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바보는 자신의 낮춤일 뿐이라며 21세기를 살면서 성공의 개념은 너무나 많아 꿈을 갖고 사는 자체가 소중한 가치라고 힘줬다. 책 표지도 세상을 다니는 좌충우돌의 여행 모험 동반자 돈키호테와 산초, 로시난테의 이미지를 담았다.

그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품었다. 이사를 수없이 다녀 배움과 적응에 여유를 가진 기억도 없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축구부에서 운동하다 중3 때 로봇동아리 생활에 끌려 공고로 진학했다. 로봇 조립과 작동에 흥미를 쏟아붓다 컴퓨터를 만지는 고교생활을 만끽했다. 그리고 입대해 지금의 삶을 일군 컴퓨터 서버의 세상을 만났다.

“사업 제안서를 자주 써야 해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문장 전개 등을 배우러 5년 전 글쓰기 강좌를 들었는데 1년가량 과정에서 언론인 출신 강사께서 칭찬을 자주 해주셨어요.”

10여명의 강습생 가운데 글솜씨가 1등이었다고 그가 뽐냈다. 그때부터 쓴 일기와 어린시절 회고가 이번 출간의 공신이 됐다. 이 대표가 경영하는 사업의 인터넷 서버와 관리, 개발의 역사를 축적하는 것처럼 그의 글쓰기도 데이터베이스화된 셈이다.

이 대표의 저서 ‘바보의 세상 오디세이’는 8월 1일이 정식 출간일이다. 1쇄 500부는 알라딘, 영풍문고, 예스24 등 서적 전문 쇼핑몰뿐만 아니라 쿠팡 등 판매사이트 17곳에서 동시에 독자를 기다린다. 며칠 전 사전 판매가 시작되고 벌써 100여부가 세상에 나갔다.

그 ‘바보’가 세상을 기록한 오디세이는 훗날 다른 서사시의 이름을 달고 언제 태어날지 또 기대된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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