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골, K리거 활약... 완벽했던 여름밤 축구잔치

심재철 2024. 8. 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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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쿠팡 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 3-4 토트넘 홋스퍼

[심재철 기자]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 경기를 마친 후 손흥민이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뭉클한 감동, 아름다운 골들, 반짝반짝 빛나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까지. 축구가 선물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낸 한여름 밤의 멋진 잔치였다. 미래의 손흥민을 꿈꾸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양민혁(강원 FC)이 토트넘 홋스퍼 센터백 에메르송 로얄을 따돌리는 턴 드리블 기술로 모두를 놀라게 한 순간은 시작에 불과했다. 양민혁의 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손흥민은 역시 세계 최고의 날개 공격수임을 전반 2골로도 입증했고, 후반에 바꿔 들어온 팀 K리그 11명 선수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상위 팀 토트넘을 궁지에 몰아넣을 정도로 신나게 뛰었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과 수원 FC 김은중 감독이 이끌어준 팀 K리그 선수들이 7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 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의 게임에서 3-4로 아쉽게 졌지만 6만 3395명 현장 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축구를 보여줬다.

① FW 신영록 - GK 유연수의 감동 시축

초록 그라운드 위에 선 22명의 선수들은 물론 6만 3천여 관중석 팬들 모두를 흥분시키는 게임이 시작되기 직전에 한쪽 골문 앞에서 감동적인 시축이 이뤄줬다. 

11미터 페널티 스폿 앞에 선 키커로는 13년 전 5월 K리그 게임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긴급 심폐소생술로 기적처럼 일어난 신영록 선수가 나섰고, 골키퍼 자리에는 2년 전 10월 음주운전 상대 차량에 의한 교통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K리그1 데뷔 세 시즌을 채우지도 못하고 은퇴한 유연수 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가 휠체어에 앉아 글러브를 꼈다.

디디에 드록바처럼 저돌적인 골잡이로 이름을 날렸던 신영록 선수는 부축을 받으며 오른발 킥을 굴렸고, 골 라인 위 휠체어에 앉은 유연수 선수는 다시 낀 골키퍼 글러브로 그 공을 잡아들었다. 경기장엔 수많은 축구팬들의 박수가 쏟아져 내렸다.

② 손흥민의 완벽한 전반 멀티 골 활약

토트넘 동료들을 이끌고 찾아온 주장 손흥민의 축구 실력은 지금도 성장하는 것처럼 팀 K리그 한참이나 어린 선수들 앞에서도 터치·패스·스피드·골 결정력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28분 45초에 클루셉스키의 첫 골이 터지기 직전 손흥민은 낮고 빠른 오른발 유효슛을 팀 K리그 골문으로 날렸다. 조현우(울산 HD)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지만 바로 앞에 떨어진 공은 클루셉스키의 절묘한 왼발 골로 이어진 것이다.

손흥민의 완벽한 실력은 37분 14초에 반짝반짝 빛났다. 축구 팬 모두가 알고 있는 오른발 감아차기 실력이지만 돈리의 패스를 받아 팀 K리그 풀백 최준(FC 서울)을 앞에 두고 감아찬 오른발 궤적은 조현우 골키퍼가 날아올랐지만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톱 코너로 빨려들어갔다.

전반 추가 시간에 더 놀라운 추가골도 손흥민과 동료들이 만든 작품이었다. 미드필더 파페 사르와 공을 주고받은 손흥민은 골잡이 클루셉스키와도 감각적인 2:1 패스를 주고받아 추가 시간 1분 44초에 오른발 추가골을 넣었다. 정확한 패스, 공간 침투, 깔끔한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작품이었다.

후반에도 뛴 손흥민은 63분에 티모 베르너가 들어와 벤치로 물러나면서 환한 미소로 수많은 축구팬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③ 양민혁·정재희·안데르손 등 K리거들의 놀라운 활약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 팀 K리그 양민혁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게임 시작 후 10분만에 윤도영(대전하나 시티즌)은 수비에 가담하여 공을 잡아내고는 손흥민을 앞에 두고 과감한 드리블 돌파 시도로 K리그 팬들로부터 환호성을 들었다. 2025년 1월 토트넘 선수단에 합류하기로 계약한 양민혁(강원 FC)은 22분에 놀라운 터닝 동작에 이은 빠른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이 게임을 자신의 쇼케이스 무대로 만들어냈다.

특히 토트넘 센터백 에메르송 로얄을 꼼짝 못하게 만든 턴 드리블 기술은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고, 2분 뒤에 미드필더 이동경(김천 상무)의 오픈 패스를 받아 날린 왼발 슛도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기는 했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슛이었다. 

후반 시작하며 골키퍼까지 포함해서 11명 멤버들 모두 바꾼 팀 K리그는 토트넘 수비수들을 여러 차례 궁지로 몰아넣는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 역습의 귀재 안데르손(수원 FC)과 정재희(포항 스틸러스)가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 

51분 41초에 팀 K리그의 첫 골이 나왔는데 안데르손의 역습 드리블과 정재희의 오른발 대각선 슛이 날카롭게 뻗어나갔고, 바꿔 들어온 토트넘 골키퍼 오스틴의 손끝에 맞고 흐른 공을 일류첸코(FC 서울)가 슬라이딩 골로 밀어넣은 것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1분 54초 뒤에 팀 K리그의 추가골이 이어졌다. 세징야(대구 FC)가 오른쪽으로 내준 패스를 받아 정재희가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로 일류첸코의 다이빙 헤더 골을 이끌어낸 것이다.

팀 K리그의 연속골은 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충격을 준 것처럼 63분에 손흥민을 포함한 7명의 필드 플레이어 교체 지시로 이어졌다.

오른쪽 측면을 맘껏 휘젓고 있는 정재희는 75분에도 팀 동료 황인재(포항 스틸러스) 골키퍼가 길게 넘겨준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렸는데 오스틴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역시 포항 스틸러스 동료 미드필더 오베르단은 80분 17초에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를 오스틴 골키퍼가 쳐내자 페널티 에어리어 반원 밖 22미터 지점에서 오른발 발리슛을 꽂아넣어 '팀 K리그 3-4 토트넘 ' 점수판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비록 손흥민보다 2살 어리지만 정재희가 보여준 날개 공격수로서의 능력은 양민혁 이외에도 유럽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는 K리거가 더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2024 쿠팡 플레이 시리즈 첫 게임 결과(7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Team K리그 3-4 토트넘 홋스퍼 [골-도움 기록 : 일류첸코(51분 41초), 일류첸코(53분 35초,도움-정재희), 오베르단(80분 17초) / 클루셉스키(28분 45초), 손흥민(37분 14초,도움-돈리), 손흥민(45+1분 44초,도움-클루셉스키), 랭크셔(66분 57초,도움-티모 베르너)]

Team K리그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주민규(46분↔일류첸코)
AMF : 양민혁(46분↔세징야), 이승우(46분↔안데르손), 윤도영(46분↔황문기)
DMF : 이동경(46분↔요니치), 정호연(46분↔오베르단)
DF : 이명재(46분↔완델손), 박진섭(46분↔이탈로), 박승욱(46분↔강투지), 최준
GK : 조현우(46분↔황인재)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클루셉스키(63분↔윌 랭크셔)
AMF : 손흥민(63분↔티모 베르너), 베리발(46분↔매디슨), 존슨(63분↔무어)
DMF : 그레이(63분↔비수마), 파페 사르(46분↔스킵)
DF : 돈리(63분↔아보트), 데이비스(63분↔디바인), 에메르송 로얄(72분↔드라구신), 페드로 포로(63분↔스펜스)
GK : 비카리오(46분↔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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