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자마자 '5안타 2홈런 8타점'…제러드 "와, 나도 믿을 수 없었다" [현장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8. 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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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러드 영이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맹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광주,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최원영 기자) 효자 외인이 되고자 한다.

두산 베어스 제러드 영은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무려 6타수 5안타(2홈런) 8타점 5득점을 뽐냈다.

역대 리그 외국인선수 및 베어스 선수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외국인선수 기록은 2002년 9월 13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페르난데스가 인천 KIA전서 올린 8타점, 2015년 5월 26일 NC 다이노스 테임즈가 마산 두산전서 빚은 8타점이었다. 종전 베어스 기록은 최주환이 보유하고 있었다. 2015년 9월 2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서 8타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이날 28안타 13볼넷 1사구를 기록하며 30득점을 생산했다. 30-6으로 KIA를 침몰시키고 2연승을 달렸다. 위닝시리즈도 확보했다.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선보였다. 종전 기록은 2022년 5월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의 24득점이었다. 나아가 역대 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1997년 5월 4일 삼성이 시민 LG 트윈스전서 만든 27득점이었다. 두산은 처음으로 한 경기 30득점 고지를 밟았다.

또한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기록은 1996년 6월 13일 시민 삼성전의 27안타였다. 선발타자 전원 안타 및 득점도 완성했다. 올 시즌 6번째이자 두산 2번째, 리그 통산 93번째다.

역대 리그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신기록도 세웠다. 2022년 7월 24일 사직 KIA-롯데 자이언츠전의 23점 차를 뛰어넘었다. 당시 KIA가 롯데를 23-0으로 격파했다. 이번엔 두산이 KIA를 제물로 24점 차 승리를 쟁취했다.

두산 베어스 제러드 영이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제러드가 큰 공을 세웠다. 한국 무대 데뷔 2경기 만에 펄펄 날았다.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인인 제러드는 지난 30일 광주 KIA전서 데뷔전을 치렀다. 2루타 1개를 때려내며 3타수 1안타로 출발했다. 31일 경기에선 첫 홈런은 물론 곧바로 2호포까지 터트렸다. 무서운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팀 두산' 선수들 모두가 수훈갑이지만 그중에서도 제러드를 특히 칭찬하고 싶다. 영입할 때 바랐던 게임 체인저의 모습을 톡톡히 보여줬다. 지금의 활약이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러드는 "8타점 경기는 해본 적 없다. 8회초 타석에 나가기 전 8타점을 올렸다는 소식을 듣고 '와 믿을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홈런 상황을 돌아봤다. 제러드는 "첫 번째 홈런 때는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타석에 들어갔다. 코치님께서 치라고 하셨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왔다. 최대한 강하게 스윙했더니 잘 맞아 넘어갔다"며 "두 번째 홈런은 '기아 홈런존'이 아닌 그 뒤로 넘어가 아쉽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KIA는 바운드 없이 '기아 홈런존'에 전시된 차량 EV3 및 구조물을 맞히는 선수에게 해당 차량을 증정한다.

첫 홈런을 친 뒤 제러드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동료들이 무관심 세리머니를 펼쳤다. 제러드는 "무척 재밌었다. 선수들을 건드리며 계속 '이제 그만해'라고 했다. 즐거웠다"고 미소 지었다.

두산 구단은 제러드의 첫 홈런공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공은 KIA 팬이 잡았다. 두산은 공을 돌려준 팬에게 KIA 김도영의 마킹 유니폼 및 모자, 이승엽 감독의 사인볼을 교환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두산 베어스 제러드 영이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제러드는 "That's good trade"라며 좋은 교환이라고 평했다. 30일 기록했던 첫 안타 공은 바로 받았다. 그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오늘(31일) 공을 다시 받았는데 한글로 (첫 안타) 내용이 적혀 있었다. 평생 간직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두산이 각종 기록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제러드는 "기분은 아주 좋지만 내가 다 한 것은 아니다. 타자들 모두 좋은 성적을 냈고 투수들도 다 잘 던졌다. 팀이 잘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무대에 연착륙 중이다. 제러드는 "야구에서는 자신감이 무척 중요한 요소다. 자신 있게 스윙하면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며 "야구를 하다가 '내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야구는 날 다시 겸손하게 만들어준다"고 전했다.

한국 특유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는 어땠을까. 제러드는 "좋았다.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오늘처럼 긴 경기에서도 계속 응원한다는 게 대단했다"며 눈을 반짝였다.

상대 팀인 KIA 팬들 역시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음에도 끝까지 팀을 응원했다. 제러드는 "경기 끝나고 생각해 봤는데 정말 굉장하고 신기하더라. 부모님께 '한국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진짜 좋다'고 말하려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팀에 합류하자마자 맹활약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러드는 "밑에서 시작하는 것보단 나은 듯하다. 기대가 높은 것도 경기의 일부다. 내가 맡은 역할을 충분히 해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상대 팀들을 분석해 오늘의 퍼포먼스를 계속 보여드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광주, 최원영 기자 / 두산 베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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