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동, 5분이면 충분했던 '미친 존재감'…"질 자신 없었다" 男 사브르 3연패 '신스틸러' 되다 [파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펜싱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3연패 최고의 신스틸러(scene-stealer)는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이었다.
단 5분의 출전으로 한국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만들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군대 생활을 스스로 두 달 줄인 것은 덤이다.
도경동,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45-41로 헝가리를 이겼다.
한국 펜싱은 ▲2012 런던 올림픽 김정환, 오은석, 구본길, 원우영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2021년 개최)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에 이어 하계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단체전 정식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쳤다. 6라운드까지 30-29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기는 했지만 사브르 종주국 헝가리의 기세는 매서웠다. 펜싱 에페와 플뢰레는 프랑스가 종주국이지만 사브르는 헝가리에서 탄생해 발전한 종목이다. 지난해 밀라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을 누르고 우승한 팀이 헝가리여서 한국도 금메달을 장담하기 어려운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 7라운드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구본길 대신 도경동을 교체 투입, 크리스천 라브와 맞붙게 한 것이다. 구본길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던 데다 도경동은 이날 결승전 전까지 출전 기록이 전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다소 의외의 판단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도경동을 내세운 한국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도경동은 라브를 압도했다. 빠르고 과감한 공격으로 순식간에 5점을 따내면서 스코어를 35-29로 만들었다. 라브는 도경동의 거침 없는 플레이에 당황한 듯 단 한 점도 얻지 못했다.
한국은 도경동이 가져다준 35-29 6점의 리드 상황이 금메달의 발판이 됐다. 박상원과 오상욱이 각각 8, 9라운드에서 나란히 5점씩을 책임져 주면서 혈투에 마침표가 찍혔다.
도경동은 "올림픽 금메달을 꿈꿔왔고 운동 선수로서 최종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파리에서 이룰 수 있어 기쁘다"며 "이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게 현실이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국 펜싱이 사브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하는 데 내가 힘을 보탤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내가 교체로 들어갈 때 형들도 불안해하지 않고 저에게 믿음을 줬다. 나도 질 자신이 없었다. 형들에게 이기고 올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켜져서 다행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도경동은 헝가리와 결승전 전까지 이번 파리 올림픽 개막 후 실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몸 관리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고 금메달 결정전에서 일을 냈다.
도경동은 "(펜싱 선배로 해설위원을 하는) 김준호, 김정환 형과 파리에서 만났는데 내가 빨리 뛰고 싶다고 하니까 '네가 어떤 놈인지 보여줘'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셨다"며 "내가 어떤 놈인지 보여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딱 걸었을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무거워서 깜짝 놀랐다"며 "오상욱 형에게 꿈만 같다고 말하니까 '우리가 해냈다'라고 다독여주시더라. 대표팀이 하나로 똘똘 뭉쳤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도경동의 전격 투입은 2010년 그랑 팔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우승을 거두고, 2012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우승 감격을 맛 본 원우영 대표팀 코치의 판단이 큰 몫을 차지했다.
원 코치는 한국이 30-29 박빙으로 앞서고 있던 7라운드에 도경동을 깜짝 투입한 것이 승부수였음을 전했다. 원 코치는 "저도 소름이 돋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며 교체 선택에 대한 '자찬' 섞인 놀라움을 표현했다.
이어 "경동이가 나가면서 손가락질을 딱 하며 본인을 믿으라고 하더라. 그때 저는 '오케이, 됐어'라고 느꼈다"며 "한국이 남자 사브르 팀 세계랭킹 1위를 지키는 데 큰 힘을 보태왔고 능력이 있는 선수라 믿고 있었다. 그래도 5-0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정말 완벽하게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경동은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군복무 중이다. 당초 오는 10월 16일 전역 예정이었지만 이번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로 2개월 더 빠르게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다.
도경동은 "(병역 특례를 받게 된 만큼) 전역하면 밖에서 더 열심히 펜싱을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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