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도 잘하는 신유빈의 비결? 유튜브 분석법[파리는 지금]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에서 첫 메달을 따낸 신유빈(20·대한항공)이 홀로서기에도 능한 면모를 자랑한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개인전 32강에서 탈락했던 그가 거침없이 8강까지 올랐다. 이제는 두 번째 메달도 보인다.
신유빈은 1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개인전 16강에서 미국의 릴리 장을 4-0(11-2 11-8 11-4 15-13)으로 눌렀다. 4게임에서 잠시 상대의 기세에 흔들렸을 뿐 경기 내내 장기인 스매싱과 백핸드 게임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37분 만에 승리했다.
신유빈은 기자와 만나 “경기가 이렇게 빨리 끝날지 몰랐다”면서 “미리 분석하고 준비했던 것들이 잘 맞아 떨어졌다. 4게임에서 릴리 장 선수가 과감하게 플레이를 펼쳤는데, 제가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선 게 통했다”고 활짝 웃었다.
신유빈의 승승장구는 이번 대회 개인전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다. 개인전 첫 상대였던 멜리사 테퍼는 30분 만에 4-0으로 녹아웃시켰고, 헝가리 강호 게오르지나 포타는 게임포인트 1점을 내준 끝에 38분 만에 승리했다. 16강까지 경기당 평균 시간이 35분. 신유빈이 하루에 2경기를 치른 강행군에도 “가뿐하다. 컨디션이 돌아왔다”고 말할 정도다.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54)은 신유빈이 경기를 보는 ‘눈’이 트였기에 생긴 일이라 짚는다. 예전에는 지도자들이 직접 게임 플랜을 짜줬다면 이젠 스스로 상대를 분석해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경지로 올라섰다.
흥미로운 것은 신유빈의 분석법이다. 신유빈은 “요즈음 유튜브만 잘 보면 상대 영상이 잘 나와있지 않느냐”면서 “상대가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작전으로 상대할지 파악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보통 다른 선수들이 분석원이 편집한 영상을 바탕으로 세세한 경기 플랜을 짜는 것과 다르다. 신유빈은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느낌”이라면서 “같은 영상을 여러 번 본다고 경기가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플레이”라고 강조했다.
신유빈은 이제 유튜브 분석법으로 8강 상대인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파악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8위와 13위로 큰 차이가 없다. 상대 전적에서도 1승1패로 박빙이다.
다행히 신유빈의 뒤에는 ‘탁구 도사’ 오 감독이 있다. 오 감독은 2016년까지 일본 여자대표팀 코치 및 주니어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경험이 있어 한·일전에서 강점을 발휘해왔다. 신유빈은 “감독님이 벤치에서 순간 순간 작전을 지시해주실 것”이라면서 “히라노 선수에게 이기고 싶다.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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