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끝장교섭' 결렬…명분·실리 모두 걷어찬 전삼노

한예주 2024. 8. 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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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사흘간의 '끝장 교섭'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이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등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요구를 수용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200만원 상당 직원 전용 쇼핑몰 포인트 지급' 등 추가 요구를 하면서 절충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전삼노가 교섭 막판에 삼성전자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하며 교섭이 결국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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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끝장교섭 결렬
포인트 지급 놓고 견해차
5일 대표교섭노조 지위 사라질 듯
사측 "대화 이어가겠다…물량 대응 문제 없어"

삼성전자 노사가 사흘간의 '끝장 교섭'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이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등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요구를 수용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200만원 상당 직원 전용 쇼핑몰 포인트 지급' 등 추가 요구를 하면서 절충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달 29일부터 경기 기흥 한 사무실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사흘에 걸쳐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31일 오후 6시30분께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측은 ▲노조 총회 8시간 유급 노조활동 인정 ▲전 직원 여가포인트 50만 지급 ▲향후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시 노조 의견 수렴 ▲2024년 연차 의무사용일수 15일에서 10일로 축소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성과급 제도 개선 ▲노조원 대상 0.5% 임금 추가 인상 등을 담은 노조의 요구안에 일정 부분 상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전삼노가 교섭 막판에 삼성전자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하며 교섭이 결국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파업에 따른 노조원 임금 손실을 우회적으로 보전받기 위한 방법으로 해석될 수 있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

이날 집중 교섭이 파행하면서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임금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지난달 8일부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무임금 무노동 원칙에 따라 적어도 대리급은 400만원, 과장급은 500만원의 임금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전삼노는 당분간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삼노의 대표교섭권이 오는 5일 종료되는 만큼 파업을 이어가려면 이후 대표교섭권과 쟁의권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사무직노조(1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동행노조·3노조), 전삼노(4노조), DX(디바이스경험)노조(5노조) 등 5개 노조가 있다. 다른 노조가 교섭권을 요구할 경우 개별 교섭이 진행되거나 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하고, 전삼노는 대표교섭 노조 자격을 잃어 파업을 유지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남은 기간 추가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이번 교섭 결렬로 노조원에게 임금 손실 피해만 남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삼노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 이행과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파업 계획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삼노와의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결렬돼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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