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 아쉽게 패한 팀K리그, 경쟁력·저력 보여줬다
[곽성호 기자]
▲ 토트넘 훗스퍼를 상대로 경기에 나선 팀K리그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도 내로라하는 전력을 가진 토트넘 훗스퍼를 상대로 팀K리그는 주눅 들지 않았다. 4실점을 기록하며 아쉽게 패배했지만 6만 관중 앞에서 K리그는 저력을 보여줬다.
팀K리그와 토트넘 훗스퍼는 3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 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격돌했다. 2년 만에 대한민국에 방한한 토트넘은 팀K리그를 상대로 손흥민(2골)-클루셉스키(1골)-랭크셔(1골)가 연속 골을 기록하며 4-3 승리를 가져왔다.
먼저 웃은 팀은 토트넘이었다. 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은 손흥민-클루셉스키-브래넌 존슨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공격 편대로 K리그를 압박했고 결국 골문을 뚫어내는 데 성공했다. 전반 29분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냈으나 클루셉스키의 집중력이 빛을 발하며 1-0 리드를 가져갔다.
토트넘의 저력은 계속됐다. 손흥민이 전반 37분 클루셉스키의 전진 패스를 받았고 측면에서 특유의 슈팅을 기록, 골문을 완벽하게 가르며 추가 득점을 뽑아냈다. 전반 막판에도 토트넘은 웃었다. 이번에도 클루셉스키와 2대 1 패스를 주고받은 손흥민이 박승욱을 완벽하게 무너뜨렸고 가볍게 골문으로 차넣으며 3-0의 스코어를 완성했다.
후반 지배한 팀K리그, 저력 보여줬다
전반에 완벽하게 주도권을 내주며 경기 분위기를 허용한 팀K리그는 선수 전원을 교체하며 분위기 환기에 나섰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팀K리그 수장인 포항 박태하 감독이 말했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45분 정도 뛸 것이고, 3~4명의 선수가 상대적으로 시간을 적게 받을 것 같다. 전반에는 국내 선수들 위주로, 후반에는 외국인 선수들을 위주로 준비하고 있다"라는 인터뷰 내용이 정확히 들어맞은 것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팀K리그는 토트넘을 완벽하게 압박하며 골까지 뽑아냈다. 후반 7분 강원 황문기의 측면 크로스를 받은 FC서울 일류첸코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첫 골을 가져왔다. 이어 2분 뒤에는 포항 정재희의 강력한 측면 크로스를 헤더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저력에 당황한 토트넘은 후반 교체 투입된 랭크셔가 추가 득점을 뽑았냈지만, 팀K리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토트넘 오스틴 골키퍼가 쳐낸 볼을 포항 오베르단이 강력한 발리로 꽂아 넣으며 바짝 추격에 성공했다. 팀K리그는 오베르단 득점 이후 압박하며 골을 원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일류첸코가 떄린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는 아쉬운 순간이 이어졌고 결국 4-3으로 아쉽게 패배했다.
프리시즌과 이벤트성이 짙은 경기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치열했던 경기였다. 비록 팀K리그는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합을 맞췄음에도 불구, 잉글랜드와 유럽에서 최고 팀으로 불리는 토트넘을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전반 기대를 모았던 양민혁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에메르송 로얄을 상대로 환상적인 턴과 드리블을 선보이며 박수를 이끌었다. 또 다른 기대주 윤도영 역시 선발로 경기장을 누비며 공격과 수비에서 공격적인 모습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 일류첸코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팀K리그 |
ⓒ 한국프로축구연맹 |
득점을 기록한 일류첸코와 오베르단 역시 빛났다. 일류첸코는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무려 2골을 뽑아내며 오베르단은 메디슨-비수마와 같은 유럽 정상급 선수들과의 중원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으며 후반 막판 환상적인 슈팅으로 골까지 뽑아내며 활짝 웃었다. 이에 더해 '베테랑'으로서 노련미를 확실하게 과시한 세징야, 완델손, 요니치의 활약도 돋보였던 팀K리그였다.
짧은 기간 팀을 이끌었던 박 감독도 선수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후반에는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비록 결과는 졌지만,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보답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특히 도움을 기록한 황문기에 대해서는 "볼을 받았을 때 움직임과 수비에서 압박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라며 칭찬했다.
한여름 밤의 축구 축제인 '쿠팡 플레이 시리즈'에서 아쉽게 토트넘에 패배했지만, 팀K리그의 확실한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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