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도 충전 시장은 ‘활활’…SK그룹 필두로 LG·GS 뛰어든 배경

나경연 2024. 8.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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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50만대를 돌파하면서 전기 충전기 시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1.9대다.

전기 충전기 시장을 곧 다가올 전기차 시대의 신 먹거리 사업으로 보고 과감히 투자한 결과다.

SK그룹은 LG전자보다 앞선 2021년 전기 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EV를 인수하며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충전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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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수 증가하며 충전기 시장 각광
인프라로 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 목적도
‘SK·LG·GS·롯데’ 적극적 인수합병 나서
실외 주차장에 설치된 LG전자의 100kW 급속충전기 모습. LG전자 제공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50만대를 돌파하면서 전기 충전기 시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중소기업 영역에 머물렀던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으며 대기업 주도권 싸움의 장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차량 판매는 주춤한 상태지만, 전기 충전기 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어서다. 아울러 전국에 설치된 충전소 인프라를 선점해 이를 위치 기반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31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등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54만3900대로 집계됐다. 전기차 충전기 보급 대수는 완속 27만923기, 급속 3만386기 등 총 30만5309대로 2017년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국내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1.9대다. 세계 평균 10대, 유럽 13대인 것을 고려하면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셈이다.

선진적인 충전 인프라 구축은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전기 충전기 시장을 곧 다가올 전기차 시대의 신 먹거리 사업으로 보고 과감히 투자한 결과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텐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고 손을 놓고 있으면 기술적으로 뒤처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며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배경에는 충전소 인프라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려는 목적도 깔려있다”고 말했다.


전기 충전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LG그룹이다. LG전자는 2022년 6월 전기차 충전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이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지정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합작법인 볼트업을 출범했다.

SK그룹은 LG전자보다 앞선 2021년 전기 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EV를 인수하며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충전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GS에너지는 국내 충전기 최다 보유 업체인 차지비를 인수해 GS차지비를 출범했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업체 이브이시스를 인수하며 충전기 사업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전기 충전기 시장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관련 시장 규모가 연평균 24.7% 성장해 2032년에는 2800억 달러(약 385조 28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가 대중화하면서 급속 충전기 수요가 증가하고 충전기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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