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9월 금리인하 신호에 상승…나스닥 2.64% ↑

뉴욕=권해영 2024. 8. 1.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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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8연속 금리 동결
파월 "고용둔화 실질 위험…9월 인하 논의"
국채금리 급락…AMD·엔비디아 급등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상승세로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오는 9월 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이 반색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주가 크게 오르며 나스닥지수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9.46포인트(0.24%) 오른 4만842.7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5.86포인트(1.58%) 상승한 5522.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51.98포인트(2.64%) 오른 1만7599.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2월 이후 일간 상승폭이 가장 컸다.

Fed는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린 이날 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5.25~5.5%로 8연속 동결했다. 또한 FOMC 정책 결정문을 통해 실업률이 상승했고, 인플레이션 위험 뿐 아니라 고용 위험에도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문구를 새롭게 추가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진전된 평가도 담았다. 최근 미 노동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을 예고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FOMC 정책결정문 공개 직후 이뤄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냉각으로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은 하락한 반면, 고용 둔화 위험은 이제 실질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9월에 있을 다음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자리 시장의 급속한 악화에 대비해 이를 매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노동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약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Fed가 우려해 온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서는 "2분기 물가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강화됐다"며 "인플레이션 진전으로 물가에 100% 집중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날 FOMC 회의 개최에 앞서 오전에 발표된 고용 지표는 미 노동시장 둔화 시그널을 보냈다. 미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7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신규 일자리 고용은 12만2000건 증가해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14만7000건 증가)와 6월 수치(15만5000건 증가) 모두 하회했다. 임금 상승 속도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최근 12개월간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임금은 1년 전 보다 4.8%, 이직 근로자 임금은 같은 기간 7.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이후 모두 최저 수준으로 전월과 비교해 각각 0.1%포인트, 0.5%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논의 가능성을 예고하자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전거래일 대비 6bp(1bp=0.01%포인트) 내린 4.29%,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8bp 밀린 4.06%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9월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12.5%다.

LPL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성명은 시장이 다가올 금리 인하를 준비하도록 했다"며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Fed는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명목금리를 물가 상승률보다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Fed가 톤을 미세조정 하면서 시장은 호의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종목별로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2.81% 치솟았다. 전날 7% 하락했던 엔비디아는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최선호주(톱픽)'로 선정하면서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4.36% 올랐다. 애플은 1.5% 올랐다. 연이은 기체 결함 사고로 위기에 몰린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 신임 최고경영자(CEO) 선임 발표 이후 2%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을 넘어서는 분기 매출, 순익 발표에도 AI·클라우드 사업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이날 1.08%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살해 소식으로 중동 불안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에 3~4%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18달러(4.26%) 오른 배럴당 77.91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09달러(2.66%) 상승한 80.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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