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도핑? AI도핑 검사 해야할 판…신기술 경연장 된 올림픽 [트랜D]
━
스톱워치 기록 측정이 올림픽 기술의 시작
올림픽 초기 기술 혁신은 주로 시간 기록과 채점 방식을 개선해 스포츠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스톱워치를 활용한 기록 측정이 기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과거엔 사람이 수동으로 스톱워치를 눌러 기록을 측정했죠.
이후에도 올림픽에서는 항상 기술 혁신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시계 제조업체 오메가는 결승선에 들어선 선수를 촬영하고 타임스탬프를 찍는 ‘커비 카메라’를 선보였습니다. 1948년 올림픽에서는 100분의 1초마다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도입하면서 지금과 유사한 형태의 결승점 사진 촬영 방식이 시작됐습니다. 현재는 100만 분의 1초까지 기록할 수 있는 ‘양자 타이머’와 함께 GPS, 센서 등을 사용합니다.
1948년에 열린 런던 올림픽 때 처음으로 각 가정의 거실에 올림픽 영상이 전송됐습니다. 이전엔 녹화 테이프를 전 세계로 보내 올림픽 경기 영상을 볼 수 있었지만, 1964년부터 위성 방송이 가능해지면서 전 세계로 올림픽 경기를 송출했습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통해 방송 콘텐트 실시간 처리는 물론 스마트폰·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고품질 스트리밍이 가능합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3D 선수 추적과 가상현실(VR) 훈련 기술이 도입되면서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를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3D 선수 추적 기술을 통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VR 훈련을 통해 실제 경기와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죠.
경기력 향상부터 생생한 관람까지…올림픽 곳곳에 적용된 기술
올림픽은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지만, 전 세계적 행사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요구 사항도 늘고 있습니다. 이제 기술 없이는 올림픽을 치를 수 없을 정도로 현대 올림픽의 거의 모든 기능이 기술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적용됐습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AI 중심 올림픽으로 주목받고 있죠. AI 기반 솔루션을 주최자·선수·관중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합니다. AI 기반 컴퓨터 비전은 AI 카메라 시스템을 활용해 선수들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3D로 재현하는 기술입니다. AI는 선수들의 경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코치와 선수가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AI가 소셜 미디어상에서 선수에 대한 이슈를 감지하고 예방할 예정입니다. 소셜 미디어상의 수천 개 계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선수들에 대한 악플이나 위협 등을 감지하면 이를 즉시 신고 및 조처합니다. AI 챗봇은 프랑스 파리 내 식사 장소나 이동 수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선수나 관중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합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사용해 경기장 시뮬레이션도 가능합니다. 실제 경기장과 똑같은 디지털 경기장을 통해 카메라 위치, 전력 공급 관리, 관중석 배치 등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습니다. 주요 경기장의 3D 모델을 활용해 장애인에게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경기장 접근성도 크게 향상할 수 있습니다.
방송 경험 향상에도 최신 기술이 적용됩니다. 8K 라이브 스트리밍은 초고해상도, 저지연 생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경기를 제공합니다.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을 AI가 분석한 뒤 중요한 순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재구성해 생생한 리플레이를 제공합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국어로 실시간 하이라이트 영상을 편집해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스포츠 발전과 공정성 유지가 파리 올림픽의 과제
올림픽에서 기술 사용이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기술이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경기력을 왜곡할 수 있으며, 일종의 ‘기술 도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고성능 수영복은 선수들의 수영 속도를 향상할 수 있는데, 대규모 기술 투자가 어려운 개발도상국 출신 선수들에겐 불공정한 결과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기술이 현대 스포츠의 불가피한 발전이라고 주장합니다. 기술은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분석을 도와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훈련하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기술이 공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기술이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참가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2024 파리 올림픽은 이러한 도전과 과제를 해결하고, AI와 기술이 스포츠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윤준탁 IT 칼럼니스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 15% 주는데 안사면 바보? '최신상 월배당' 실체 | 중앙일보
- '금메달 포상금' 1위 홍콩은 10억 쏜다…9위 한국은 얼마 주나 | 중앙일보
- ‘성매매’에 망한 강남 그 건물…‘텅빈 방’이 1000억 올려줬다 | 중앙일보
- "잘생긴 남자 한국에 다 있나"…오상욱, 전 세계 여심도 찔렀다 | 중앙일보
- 30 대 6, 야구 맞아?…두산, KIA 상대로 역대 최다 득점 신기록 | 중앙일보
- "동탄서 서운하지 않았나" 충주맨 돌직구에 경찰청장 답변은 | 중앙일보
-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다" CNN도 홀린 K저격수 김예지 | 중앙일보
- "샤워하고 나오면 훤히 다 보인다"…여자 육상선수 분통, 무슨 일 | 중앙일보
- "50대 한국인 아빠, 4살 친딸 성폭행" 외국인 아내 뒤늦은 신고, 왜 | 중앙일보
- "밥맛 없다" 머리 잡은 황선우…수영 황금세대 주저앉고 울었다 [파리TALK]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