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세 탁구 할머니, 손녀뻘 선수에 지고도 활짝 웃은 이유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선 여자탁구 선수 중 최고령자인 룩셈부르크 국가대표 니샤렌(61)이 32강전에서 탈락하고도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줘 박수를 받고 있다.
니샤렌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쑨잉샤를 만나 게임 스코어 0-4(5-11 1-11 11-13 4-11)로 완패했다.
64강에서 튀르키예의 알틴카야 시벨을 꺾으면서 나이를 잊게 하는 경쟁력을 과시했지만 하필 32강전에서 쑨잉샤를 만나며 결국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이날 니샤렌은 패배했지만, 그의 얼굴만큼은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어 마치 승자처럼 보였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쑨잉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고, 이후 관중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7000석을 꽉 채운 관중들도 '패자'인 니샤렌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는 경기 후 남편이자 코치인 토미 다니엘손과 입을 맞추기도 했다.
이후 니샤렌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어렸을 때부터 중국에서 탁구를 배웠고 실력을 늘렸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올림픽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며 "비록 졌지만 나는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쑨잉샤와 대결할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행복하다. 나에게 다시 한번 탁구의 눈을 뜨게 해 줬다"며 "다른 선수를 상대로는 이길 수 있었지만, 쑨잉샤에게는 모든 것이 뒤쳐졌다"고 밝혔다.
니샤렌을 꺾은 쑨잉샤는 2000년생 23세 선수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니샤렌에게는 손녀뻘이다. 그런 어린 선수에게 완패했음에도 웃는 얼굴로 상대 선수를 추켜세워준 것이다.
다만 그는 4년 뒤 LA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3년 전 도쿄 대회를 마친 뒤 파리 대회가 정말 멀게 느껴졌는데 또 다음 대회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니샤렌은 중국계 룩셈부르크인으로서 1980년대에는 중국 대표로 활약했고 1991년부터는 룩셈부르크 대표팀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이 6번째 올림픽이다.
그는 2021년 도쿄 대회 여자 단식 2라운드에서 당시 17세였던 신유빈과 맞붙기도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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