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올림픽을 계속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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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2024 파리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다시 열리는 것은 100년 만이라고 한다.
그런데 앞으로 100년 후에도 파리가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까.
기온이 계속 올라가면 여름에 올림픽을 할 수 있는 도시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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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2024 파리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다시 열리는 것은 100년 만이라고 한다. 그런데 앞으로 100년 후에도 파리가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까.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21세기 말에는 올림픽 개최가 기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기후가 문제다. 세계가 특단의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번 세기말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최대 4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올림픽이 열리는 7월 말과 8월 초 파리의 평균기온은 100년 전 올림픽을 했을 때보다 5도 이상 높다.
기온이 계속 올라가면 여름에 올림픽을 할 수 있는 도시가 줄어든다. 아시아의 경우 고지대에 위치한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나 몽골의 울란바토르 정도가 아니라면 이번 세기말에 하계올림픽을 개최할 곳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날씨가 더워지면 야외 종목은 특히 어렵다. 마라톤은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에 진행하거나 아예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바뀔 수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 때도 더위 때문에 마라톤 경기를 시원한 삿포로에서 진행해야 했다. 철인 3종 경기나 사이클, 비치발리볼, 조정 같은 종목도 경기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동계올림픽은 어떨까. 겨울이 따뜻해지고 눈과 얼음이 줄면서 동계올림픽은 이미 개최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나다 워털루대학 연구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이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21곳 중 9곳은 너무 따뜻해져서 올림픽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연구에서 2100년 동계올림픽 개최가 가능한 곳은 지구상에 일본 삿포로 한 곳만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림픽도 기후 문제를 피할 수 없다. 파리는 ‘기후올림픽’을 내세우며 올림픽과 기후 문제를 처음으로 부각했다. 파리올림픽 선수들은 에어컨 없는 숙소에서 지내야 하고, 채식 위주 식단을 제공받으며, 이동 시 버스나 자전거를 이용해야 한다.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고 비판하기 쉽지만 이것은 기후위기 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이기도 하다. 골판지 침대에서 자고,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고, 고기도 맘껏 먹지 못하는 선수들의 불편은 앞으로 우리 모두가 겪어야 할 일상이 될 수 있다.
파리올림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2년 런던올림픽이나 2016년 리우올림픽의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기장을 비롯한 올림픽 인프라의 95%를 기존 시설 재활용이나 임시 설치로 충당함으로써 가장 큰 탄소 배출 구멍을 막았다. 또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고, 경기장 셔틀버스에서조차 에어컨 사용을 제한했다.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꾼 건 동물 사육과 식자재 국제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파리올림픽은 관람객의 탄소 배출 문제에 대해서는 나쁜 선택을 했다. 세계 어디서나 경기 관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파리로 향하는 해외 관람객이 더 늘었다. 이전 올림픽에서는 티켓을 개최국 국민에게 먼저 공개해 해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했다. 항공편을 이용한 국제 이동은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올림픽은 수백만명이 비행기를 타고 몰려드는 국제 이벤트다. 파리올림픽보다 더 철저하게 탄소 배출을 억제한다 하더라도 올림픽은 어떤 식으로든 대규모 국제 이동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기온이 계속 올라가고 기상 재해가 더 심해지고 탄소 감축 압력이 높아지는데, 과연 올림픽이 지속될 수 있을까.
김남중 국제부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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