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238) 꽃받침

2024. 8. 1. 00: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자효 시인

꽃받침
임성구(1967∼ )

오로지 그댈 위해 이 한 몸 바치리다
온몸이 짓물러도 달 보는 마음으로
그대를 환하게 피우리다
어여쁜 나의,
금(錦)이여!
- 고함쳐서 당신으로 태어나리

나라의 내일은 밝다
이 한 몸 기꺼이 바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생애에 큰 행운입니다. 오로지 그대를 환하게 피우기 위해서라면 온몸이 짓물러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어여쁜 나의 그대여.

파리에서 들려오는 승전보에 잠 못 드는 밤이 아깝지 않습니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어쩌면 그렇게 의젓하고 당당한지요. 또 한결같이 어쩌면 그렇게 어여쁜지요. 경기중에는 마치 수도승 같던 선수들이 2000년대생이라는 것을 알면서 깜짝깜짝 놀라는 한여름입니다. 이 젊은이들이 꾸려갈 우리나라의 앞날이 밝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들은 조국(祖國)이라는 몸 바칠 대상을 만난 행운아들이지요. 개막식에서 한국을 북한이라고 호칭한 어처구니없는 사고에 기가 막혔던 것이, 잇단 한국 젊은이들의 선전(善戰)소식에 이제는 오로지 감격할 따름입니다.

그러다가 뉴스를 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서 원수처럼 싸우는 정쟁(政爭)에 질려 이내 채널을 올림픽 소식으로 돌립니다. 이제 올림픽이 끝나면 어떡하지요?

유자효 시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