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경합주 7곳 중 4곳서 우세

강태화 2024. 8. 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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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해리스는 조지아주 지지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을 기록했다. [AFP=연합뉴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해리스는 전체 지지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따라잡은 데 이어 7개 경합주 중 일부에선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는 경합주로 분류된 7개 지역 중 미시간주에서 트럼프를 11%포인트 앞섰고, 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주에선 2%포인트 차로 우세를 보였다. 조지아주의 지지율은 동률이었다.

해리스가 뒤진 지역은 펜실베이니아(4%포인트)·노스캐롤라이나(2%포인트)였다.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물러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같은 기관 조사에서 위스콘신·미시간을 제외한 5곳에서 열세였다.

그럼에도 해리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역전하지 못할 경우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선거 예측 사이트 ‘270투윈’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51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트럼프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면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을 달성하게 된다.

해리스의 입장에선 펜실베이니아 패배는 대선 패배와 동의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선 유력한 부통령 후보군으로 떠오른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의 역할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2명가량이 검토됐던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군은 현재 5명 내외로 압축됐다. AP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셔피로 주지사와 마크 켈리 애리조나 상원의원이 선두권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정치적 기반은 모두 경합주로 분류된다. 다만 11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애리조나에 비해 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의 무게감이 더 크다.

또 펜실베이니아는 미시간·위스콘신 등 주변 ‘블루월(과거 민주당 우세지역)’ 경합주의 민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가 인근인 오하이오 출신의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도 이곳에 대한 공격의 의미가 있다.

해리스는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러닝메이트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지 소식통은 “선거 지형을 고려해 셔피로 주지사에게 다소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해리스가 오는 5일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AP가 부통령 후보의 공식 활동 일자로 지목한 6일은 민주당이 후보 등록 마감일로 상정한 7일을 하루 앞둔 시점으로, 해리스는 6일부터 펜실베이니아를 시작으로 부통령 후보와 함께 7개 경합주를 돌며 쌍끌이 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트럼프도 31일 자신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를 재개하며 이곳을 승부처로 여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한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명투표를 다음 달 1~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 올릴 청원 절차에선 전국 대의원 3923명이 해리스를 후보로 청원하면서 단독 후보로 확정됐다. 찬성률은 99%에 달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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