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표결 막는 의원에 “퇴거명령” 여당 “빌런 위원장” 반발
22대 국회 ‘화약고’로 꼽히는 법제사법위원회가 다시 고성을 주고받으며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의결 및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 관련 청문회 개최와 김건희 여사 증인 채택을 강행하면서다.
이날 여야는 초반부터 회의 진행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청래 위원장이 오전 회의에서 “토론 종결”을 선언하며 2개 법안을 표결에 부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정신이냐”(송석준 의원)며 거세게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를 망쳐 놓고 말이 많다”(서영교 의원)고 맞대응했다.
표결 진행을 막기 위해 여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다가서자 정 위원장은 “퇴거를 명령한다”고 여섯 번 외쳤다. 이 과정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지가 뭔데 퇴거명령이냐”며 반발한 것을 두고 다시 설전이 이어졌다. 정 위원장은 오후 회의를 속개하면서 곽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곽 의원은 “‘지’는 제3자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반말이 아니다. 사전을 찾아보라”며 거부했다. 정 위원장은 “앞으로 사과할 때까지 발언권을 중지한다”고 했고, 곽 의원은 회의장을 나갔다.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도 오전 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요청해 “결국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길 간다’는 식으로 일방적 토론 종결을 했다. 한두 번 반복된 게 아니다”며 “언론에서 (정 위원장을 향해) ‘빌런(악당)’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저한테 빌런이라고 하시는데, 빌런이 윤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국민의힘 여러분들께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폭주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응수했다.
이날 상정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22일)와 환경노동위원회(18일)에서 넘어온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날 1시간10분간의 찬반 토론 뒤 가결돼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국민의힘은 “헌법 체제에 명백하게 반하는 현금살포법”(곽규택 의원), “불법 파업 조장”(주진우 의원)이라며 반대했으나, 법안 처리를 막기엔 수적으로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두 법안을 내일(8월 1일)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법사위는 이날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에 대한 청문회 계획서도 의결했다. 김 검사는 민주당이 지난달 2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검사 4인(강백신·김영철·박상용·엄희준) 중 한 명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을 수사했다. 14일로 예정된 청문회엔 김건희 여사와 이원석 검찰총장, 최서원씨의 조카 장시호씨 등 25명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오전 회의에서 “22대 국회 이후 탄핵이 일종의 정쟁 도구로 전락해 있지만, 이렇게 허접한 증거 자료로 탄핵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발했지만,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검사들이 정치질을 하고 있으니깐, 여당 의원들이 겁먹고 검사들 변호를 하고 있지 않으냐”고 맞받았다.
한편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님과 가족, 동지들을 괴롭힌 무도한 정치 검사의 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올린 글도 논란이 됐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검사 탄핵소추가 사실상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복수라는 자백을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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