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임명 당일 MBC 대주주 방문진·KBS 이사진 임명(상보)
방송통신위원회가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 등 6명의 신임 방문진 이사를 31일 선임했다. 방문진 이사진이 여권 이사 6명으로 구성이 완료되면서 MBC 사장 교체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5시 과천정부청사 방송통신위원회 4층 회의실에서 제34차 회의를 약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했다. 회의 종료 후 결과 발표까지도 약 2시간이 소요됐다.
이날 회의에선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호선에 관한 건 ▲위원 기피 신청에 관한 건 ▲한국방송공사(KBS) 이사 추천 및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임명 관련 후보자 선정에 관한 건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임명에 관한 건 등 총 4건의 안건이 의결됐다.
이 중 마지막 안건과 관련해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 정원 9명 중 여권 추천 몫인 6명만 의결했다. 6명의 이사만으로도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 이사직에 지원한 32명 중 이날 이사로 선임된 후보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임무영법률사무소 변호사, 허익범 법무법인 허브 대표변호사다.
이번 방문진 이사진 교체로 방문진 이사진 구성이 여당 측 6명, 야당 측 3명이 되면서 안형준 MBC 사장에 대한 해임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안 사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현재 야당 측이 다수인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 9명의 임기는 8월12일, KBS 이사 11명 임기는 8월31일 각각 끝난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진숙 방통위원장 및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임명에 따라 개최됐다. 회의 개최 및 의결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인 2인 체제로 복원되면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의 임명이 있은 직후 임명장 수여와 현충원 참배를 생략하고 바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집무실로 출근, 오전 11시 취임식을 가진 후 오후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비롯한 야당은 이 후보자 탄핵소추안을 오는 1일 발의할 계획이다. 이날 이 위원장이 임명된 후 야당은 이 후보자가 공영방송 이사진을 의결할 경우 곧바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야6당은 탄핵소추안 발의 후 같은날 오후 본회의에 탄핵안을 즉시 보고할 계획이다.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이 위원장이 야당의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보고 즉시 자진 사퇴할 경우 후임 방통위원장 임명 전까지 방통위는 ‘1인 체제’가 된다. 방통위 의결정족수가 2인인만큼 방통위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윤 대통령은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다시 임명하고, 해당 후보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이 위원장이 자진사퇴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후 헌법재판소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방통위원장 직무가 중단돼 방통위 업무가 마비된다.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도 사퇴하지 않고 헌재 판단을 받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야당은 이날 대전 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위원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 시민단체들도 이 위원장이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언론단체들은 정부과천청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다시 시작된 불법적 2인 체제 방통위의 모든 의결은 어떤 명분으로도 포장할 수 없는 반헌법적 작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KBS 이사 추천안도 의결했다. KBS 이사 명단에는 권순범 현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 7명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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