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빈아! 오빠가 다 사줄게"...입대 20일 전 '면제' 임종훈, 삐약이에게 보답 약속했다 [파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신유빈이 2024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여자 단식에서도 메달권 진입을 위한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3년 전 밟지 못했던 16강 무대에 올라 8강 진출을 노린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3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단식 32강전에서 세계랭킹 71위 헝가리의 조르지나 포타를 게임 스코어 4-1(9-11 11-9 11-4 11-1 11-9)로 눌렀다.
신유빈은 이날 1게임 초반 4-0의 리드를 잡았다. 조르지나 포타를 상대로 한 수 위 기량을 뽐내면서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포타의 반격에 예상 외로 고전하면서 1게임을 뺏겼다.
신유빈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2게임부터 5게임까지 내리 포타를 꺾으면서 게임 스코어 5-1의 완승을 완성했다. 이날 저녁 열리는 여자 단식 16강에서 미국의 장 릴리와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신유빈은 여자 단식 32강전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오늘 첫 경기도 잘 준비했고 좋은 결과로 마쳐서 기분이 좋다"며 "저녁에 있을 16강전도 재미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은 전날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4위 웡춘팅-두호이켐 조를 게임 스코어 4-0(11-5 11-7 11-7 14-12)으로 꺾고 포디움에 올랐다.
신유빈-임종훈 조가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탁구는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신유빈은 커리어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지난 2021년 도쿄 대회에서 한국 탁구 최연소 올림픽 출전이라는 역사를 썼다. 다만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단식 1회전(128강), 단식 2회전(64강)을 승리로 장식하고 32강에 진출했지만 당시 세계랭킹 15위였던 홍콩의 두호이켐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탈락했다.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는 8강에서 독일에게 패한 뒤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지난 3년 사이 신유빈은 단단해졌다. 기량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고 혼합복식에서 꿈에 그리던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자 단식에서도 도쿄에서 넘지 못한 32강 문턱을 넘어 16강 토너먼트까지 진출, 또 하나의 메달을 노려 보게 됐다.
신유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과 여자 단체전과 단식, 혼합 복식에서는 동메달에 이어 올림픽 동메달까지 추가, 커리어에 빛나는 이력 하나를 더 추가했다.
신유빈은 자신의 숙원이던 올림픽 메달을 손에 넣었지만 크게 들뜨지 않고 있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즐거움은 경기 일정을 모두 다 마친 뒤 즐기겠다는 입장이다.
신유빈은 "전날 동메달을 땄지만 오늘 오전에 여자 단식 32강전이 있었기 때문에 평소처럼 잠도 잘 자면서 준비했다"고 웃은 뒤 "오늘 아침에 평소와 다른 느낌은 없었고 똑같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보다는 이번 파리 대회에서 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여자 단식도 한 경기 한 경기 후회 없이 치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뭐든 메달을 더 추가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유빈은 동메달을 자신의 백팩에 넣고 다니고 있다. 파리 올림픽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아직 메달 케이스를 지급하지 않은 까닭에 마땅히 보관할 곳이 없는 상태다.
신유빈은 "동메달을 계속 만져보거나 그러지는 않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서 밥 먹고 정신 없이 나왔다"며 "그래도 방에 두고 나오기는 불안해서 가져왔다. 작년 아시안게임 때는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고 대회 일정이 모두 끝나서 마냥 즐겼는데 이번에는 계속 경기가 있어서 나중에 즐거움을 만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이와 함께 혼합복식에서 함께 동메달을 합작한 파트너 임종훈이 시상식이 끝난 뒤 선물 공세를 예고했다는 소식도 취재진에 전했다.
1997년생인 임종훈은 이번 파리 올림픽 전까지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상태였다. 오는 8월 19일 입대가 예정돼 있던 상황에서 신유빈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특례를 받게 됐다.
임종훈은 동메달이 확정된 직후 "신유빈과 혼합복식을 뛰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면서 동생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거듭 나타냈다.
신유빈은 "종훈 오빠가 내게 뭐든 다 해주겠다고 말하더라. 그래도 나는 오빠에게 특별히 (선물을) 바라는 건 없다"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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