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도 큰데… 구명조끼도 없이 보트 타고 온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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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홍수로 피해를 본 현장을 찾아 간부들을 질책하고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구명조끼도 없이 보트를 타고 침수된 도로를 둘러보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려는 '쇼맨십'을 선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30일 홍수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진행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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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타고 침수 도로 건너는 모습도
“일종의 재난 리더십”…담당 간부 교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홍수로 피해를 본 현장을 찾아 간부들을 질책하고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구명조끼도 없이 보트를 타고 침수된 도로를 둘러보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려는 ‘쇼맨십’을 선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30일 홍수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진행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31일 보도했다. 회의에 앞서 김 위원장은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당 조직비서, 현송월 당 부부장 등과 함께 침수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김 위원장은 물에 잠긴 지역을 보트로 이동했다. 좁은 보트에 7명이나 탑승해 위험해 보였는데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에도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을 타고 바퀴가 물에 잠기는 깊이의 흙탕물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해 안석간석지 홍수 피해 때는 침수 구역에 직접 들어갔다.
이는 재난 상황을 활용해 의도적으로 위험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애민’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선대의 업적을 흐리고 본인을 우상화하는 작업을 본격화한 것과도 맞물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최근 4년 정도 추세를 보면 김정은은 인민을 우선 생각해서 최대한 빨리 움직인다는 일종의 ‘재난 리더십’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김정은에 대한 절대적 우상화 분위기와 맞물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민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이미지화하는 선전전”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비상확대회의에서 간부들을 질책하며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과 평안북도당 책임비서를 교체했다. 신임 사회안전상에는 방두섭 당 군정지도부 제1부부장,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에는 리히용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임명됐다. 기존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인 박성철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자강도당 책임비서로 좌천됐다.
김 위원장은 회의 첫날 “당과 국가가 부여한 책임적인 직무수행을 심히 태공함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들에 대하여서는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다음 날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국가 단위 비상재해 위기대응 체계의 초기 작동 부실, 문제가 없던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던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상 재해용 비축물자 보장, 복구 건설 규모와 예산 파악, 기상 부문의 철저한 예보사업 등을 지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홍수로 신의주시와 의주군에 4100여세대와 농경지 3000정보를 비롯해 공공건물, 시설물, 도로 등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홍수 피해로 인명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며 “4100세대를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면 1만6000명인데 최소 수백명에서 수천명까지 실종 또는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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