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워 못 자" 호텔 피신…난리난 송도 '명품' 아파트 이곳
인천 송도국제도시 고층 아파트에서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주민들이 폭염 속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3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 더샵센트럴파크1차 입주자대표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해당 아파트 전체 729세대 중 160여 세대의 중앙공급식 에어컨이 냉각 배관 부식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세대도 냉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이 아파트의 에어컨 설비는 냉각탑과 배관 부식으로 3∼4년 전부터 가동 중단과 부분 보수를 반복하다가 올해 들어서는 일부 설비가 아예 작동을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아파트는 외부 겉면을 유리창으로 시공하는 ‘커튼월’ 방식이 적용된 탓에 창을 통해 집 안으로 쏟아지는 열기에 더욱 취약하다.
2010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한국의 전통 바구니와 파도를 형상화해 송도에서 외관이 가장 수려한 ‘명품’ 아파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외관 때문에 외벽에 실외기를 달 수 없다 보니 중앙냉방 대신 세대별 에어컨 설치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 A씨는 “에어컨을 켜면 바로 꺼지고 억지로 작동하면 불이 날 수도 있다고 해서 아예 쓰지 않고 있다”며 “집에 있을 때는 너무 더워 속옷 차림으로 대리석 바닥 위에 누운 채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B씨는 “밤에는 안방에 선풍기 4대와 냉풍기를 가져다 놓고 겨우 잠을 청하고 있다”며 “아기가 있는 엄마는 어쩔 수 없이 밖을 배회하거나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입주자대표회는 에어컨 배관 자재로 부식에 취약한 용융아연도금강관(백강관)을 사용해 현 사태가 빚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에어컨을 재가동하려면 부식된 냉각탑과 배관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데 입주자대표회는 1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주민 민원에 따라 아파트 설계도서를 확인했으나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일단은 최대한 시공사와 협의하면서 주민 피해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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